[일요명화] (11일) '패왕별희' ; '세자매'

* "시청자가 뽑은 다시보고 싶은 영화-패왕별희" (KBS1TV 오후 10시35분) 8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영화사에 획을 그은 첸카이거 감독의 영화. 93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백화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것으로 원작자는 샬로와 데이의 동성애적인 우정과 그 사이에 낀 쥬산의 사랑을 1924년 군벌시대부터 문화혁명을 거치는 시간속에서 살펴본다. 중화민국시대, 항일전쟁, 토지개혁운동, 반우파운동, 개혁과 개방의 시대 등 굴곡많은 현대사속에서 남녀 양성의 사랑을 간직한 주인공이 끝내 경극과 우정의 순수함을 지키고자 자살한다는 것이 기본줄거리. 경극단에서 자란 두 소년 데이와 샬로는 경극의 최고봉인 패왕별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험난한 수련과정을 겪는다. 데이는 샬로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샬로는 창녀인 쥬산과 결혼한다. 데이는 두사람의 사랑에 상처를 입지만 경극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해 그들 주위를 맴돌며 함께 살게 된다. *"일요명화-세자매" (EBSTV 오후 2시) 세익스피어 연극과 영화에 관한한 최고의 전문가란 평가를 받는 로렌스 올리비에경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작품. "헨리5세" "리차드3세" "햄릿" 등 주로 세익스피어극을 영화로 연출했지만 "세자매"는 예외적으로 유명한 러시아 작가 체호프의 연극을 원작으로 삼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4막으로 나뉘어지는 이 영화는 구성자체도 연극적이고 배경도 연극처럼 상징적이고 고정돼 있어 마치 연극무대를 화면에 담은 듯한 정적인 느낌을 준다. 19세기 러시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세자매는 모두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 첫째딸은 나이든 독신교사로 결혼하지 못한 자신의 상태를 비관한다. 둘째딸은 자신의 결혼생활에 불만을 갖고 있고 셋째딸은 모스크바로 자신을 데려갈 남자를 기다린다. 그러나 희망이 엇나가면서 뜻대로 되지 않는 삶과 운명에 대한 비애감이 드라마 전편에 깔리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