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거대시장 인도진출 서둘러야 .. 최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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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화 인도가 변하고 있다. 가난으로 대표되던 인구 10억의 인도가 긴 잠을 깨고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이다. 인도 경제가 세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1991년 라오 수상이 "신경제정책"을 발표한 이후이다.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외개방 밖에 달리 방법이 없음을 인식한 라오 수상이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자유화"와 "개방화"로 특징지워지는 신경제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후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해외 자금이 밀물처럼 인도로 흘러 들어왔다. 신경제정책 발표 이전인 1990년도에 대인도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7천3백만달러에 불과했으나 1995년엔 89억달러로 폭발적인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1996년 데베 고다 수상이 이끄는 군소정당 연합전선이 정권을 잡으면서 외국의 투자는 주춤해졌다. 투자 증가세가 꺾인 이유는 이미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고다 연정의 리더십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했지만 여전히 외국인의 투자를 까다롭게 만드는 국수주의적인 각종 규제와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및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인도에서 최초로 외국인 자본에 의한 발전소 건설 계약을 맺었던 미국 엔론(Enron)사의 수주계약이 일방적으로 취소된 사건도 외국인의 투자의욕을 꺾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인도 정부의 결사적인 유치노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인도 투자를 머뭇거리게 만드는 문제점은 앞세어 거론한 것 외에도 막대한 재정 적자, 빈곤 계층의 확산, 종교 대립, 강력한 노조, 노동의식 결여, 높은 이자율,태환성 부족등도 한몫했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인도가 갖고 있는 매력도 만만치 않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숫적으로 엄청난 인구 뿐 아니라 싼값에 고용 가능한 인재들 또한 무수히 많다. 세계 컴퓨터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인도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첫 손에 곱히고 있다. 건설에 있어서도 엔지니어링 인력이 풍부하다. 그 외에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 수가 이미 2억에 육박하고 있다. 또 급속도로 바뀌고 있는 인도 전체의 분위기 속에 내포돼 있는 발전 잠재력은 그야말로 무한하다. 인도인들의 변모를 가장 쉽게 엿볼수 잇는 것 중의 하나라 매스 미디어의 확대이다. 1990년 1개에 불과했던 TV채널 수가 지금은 35개로 늘어나 있으며 금년 내에 그 수가 70여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TV의 보급과 함께 인도인의 의식주에 걸친 생활양식이 서구화 세계화되고 있다. 예켠대 과거 인도 여인의 미의 기준은 일단 통통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였고 남자들도 아랫배가 볼록 튀어나와야 부와 권세를 누리는 사람으로 인정받아 왔다. 또 인도인들은 운동을 별로 안한다. 인도에서 가장 널리 행해지고 있는 운동이라야 크리켓 정도이나 이 마저도 즐길 만한 곳이 몇 군데 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날씬해지기에 열을 올리고 운동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사리를 벗어 버리고 양장을 즐기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신업종 신업태의 등장이 꼬리를 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도인들은 거짓말만 하고 게으르기 짝이 없다는 평을 많이 듣는데,요즘젊은이들은 전혀 다른 모습을보여 주고 있다. 머리 좋고 인구 많은 인도인들이 경제에 눈 뜨고 부지런히 뛰기 시작한다면 인도는 순식간에 세계 초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이 거대한 시장을 놓고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인도에 가장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일본의 투자도 본격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진출은 비교적 늦은 편이지만 1996년에는 대우의 자동차 공장 투자덕에 미국 뒤를 잇는 제2위 투자국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대기업 중심의 협의공동체가 구성돼 중복 투자를 피하고 진출 비용을 최소화시키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