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신세대 창업만세) 하재홍 <마이다스 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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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반지하나로 출입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잠근다. 그리고 다시 이 반지로 자동차의 시동도 건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옴직한 이야기가 아니다. 열쇠 전문생산업체인 마이다스 테크놀로지(대표 하재홍)에서 만든 "플로팅키"하나만 있으면 이 모든 것을 거뜬히 해 낼 수 있다. 초소형 반도체칩이 내장된 이 키는 도어 금고 자동차 컴퓨터 TV등의 열쇠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점이 특징. 또 이 키는 한번 사용할 때마다 IC코드가 임의 추첨식으로 자동적으로 바뀜으로써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플로팅키는 한마디로 기존에 우리들이 알고 있는 열쇠의 개념을 완전히 바꾼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열쇠라기보다 정확하게는 정보키라고 보는 것이 맞겠죠" 기존의 철제 열쇠가 고정된 한 형태인데 비해 플로팅키는 돌 나무 종이 고무 플라스틱 금속등에 반도체칩을 달아주기만 하면 되므로 소재에 제한이 없다. 게다가 반지 목걸이 도장 만년필 카드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어 열쇠의 고정관념을 깼다. 사용방법이 매우 간편하다는 것도 장점. 일반키의 경우 열쇠구멍에 넣어 돌려야 하는 불편이 따랐지만 이 플로팅키는 잠금장치에 살짝 대주기만 하면 경쾌한 음악소리와 함께 열리도록 고안돼 있다. "이 키에는 특히 도난사고를 당했을 때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추적장치도 장착돼 있어 보안이 중요시되는 금고나 실험실은 물론 현금지급기 카오디오등 잠금장치가 필요한 모든 제품에 두루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도난방지목적외에도 통신라인의 접속제한이나 유선채널의 시청제한,전화기의 시외.국제통화차단등 다양한 솔루션도 이 플로팅키 하나로 해결이 가능하다. 기존의 기계식열쇠를 만들기 위해선 수많은 금형이 필요해 단가가 높았지만 이 제품은 개당 20센트 정도면 생산이 가능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라는 것이 하사장의 설명이다. 하사장이 플로팅키의 개발에 착수하게 된 동기는 불법 열쇠복사로 지하철 역등 물품보관소에 소지품을 맡긴 많은 시민들이 잦은 도난사고를 당하는 것을 보면서부터.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 인간도 복제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복제가 불가능한 정말 보안성이 있는 키를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하사장은 이 플로팅키로 지난 94년 2월 특허를 출원, 오는 7~8월께 특허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년여의 기간과 5억원에 가까운 연구개발비를 들여 개발에 성공했지만 막상 처음에는 "그런 제품이 있나"라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하사장이 실제 제품을 들고 직접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대부분이 놀라워하는 표정들이었다고. 마이다스 테크놀로지는 최근 보석가공회사인 우수사와 솔루션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귀금속등에 플로팅키를 부착하는 작업에 나섰다. 앞으론 현금지급기 금고제작업체중 주로 메이저 업체들과 공급계약을 체결, 이 제품을 부착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회사마케팅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마이다스 Security Family"라는 로고를 보안이 요구되는 모든 제품에 부착해 보안장치분야에 관한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 한다는 구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