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초대석] 구자정 <보람은행장> .. 취임 1돌

구자정 보람은행장이 13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구행장은 취임이후 소리나지 않게 은행의 조직체계와 인사시스템을 선진국형으로 바꾸는데 주력해왔다. 국내 은행들엔 이름도 생소한 RM (기업고객전담역), PB (개인고객전담역)제도를 본격 도입했으며 인사부문에선 인재개발위원회를 설치, 경력개발과 보상위주로 인력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시행착오가 있었고 직원들의 반발도 있었다. 특히 일부 직원들은 혁신과정에 불안을 느낀 나머지 자신감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정도 안정이 됐다" 구행장은 1년간에 걸친 실험이 "합격점수"를 받을 만 하다고 자평한다. "RM팀을 활용해 중기업을 파고 들었다. 중소기업의 부도율이 최근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 중기업과 밀착영업을 한 결과 부실여신은 크게 늘지 않았다. 보람은행의 부실여신비율은 0.24%로 국내 은행중 두번째로 낮다" 구행장의 올해 목표는 단순히 기존 제도를 정착시키는데 있지 않다. 또다른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CFO.우리말로는 재무관리자쯤으로 번역된다. "이제까지는 사업계획을 세우고 관리 평가하는 체계가 중구난방식이었지만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 재무건전성을 중점 관리할 조직과 사람이 필요하다. 하반기쯤 현 임원중에서 CFO를 임명할 계획이다" 재무관리에 큰 비중을 두는 구행장의 자세는 최근 주식형 수익증권을 대량으로 손절매한데서도 나타난다. 주식형 수익증권은 주식투자로도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은행의 재무적 안정성을 심각히 해칠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는게 구행장의 판단. 그래서 2백억원에 이르는 손실도 감수했다. 그는 재무관리야말로 은행뿐아니라 기업에도 절실한 과제가 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기업들이 제2금융권에 과다여신을 갖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단자사 금리가 쌀 때 2금융권으로부터 차입을 많이 했기 때문이지만 재무관리에 얕은 "꾀"를 써서는 안된다" 구행장의 취미는 등산.골프는 한달에 한번쯤 친다. "열린은행 열린경영"이 그의 경영방침.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