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의 날] (기고) "지적재산권부 신설하자" ..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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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한보사태를 계기로 더욱 거세게 몰아닥친 경제침체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정부가 집계한 우리나라 경상수지적자는 무려 20조원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금년도 정부 일반회계 총예산 규모인 67조 5천억여원과 비교할때 우리 경제위기가 얼마나 극심한지 실감케 한다. 경기침체의 근본요인은 노동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상승률, 높은 금리와 취약한 기업재무구조,선진국의 2배를 훨씬 넘는 높은 물류비용등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적 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된다고 분석된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요인은 기업의 기술개발및 생산성향상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산업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기업의 설비확장투자는 전체투자액의 73.2%에 달하고 있는 반면 경영합리화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고작 16.8%에 머물고 있다. 95년 일본의 경우는 각각 29.4%, 46.9%에 이르고 있어 아주 대조적이다. 세계무역기구(WTO)등장으로 다가온 세계경제환경의 급속한 변화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압력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94년 우리나라가 외국으로부터 도입한 기술에 대한 로열티가 1조원을 넘고 있으며 미국 전체 수출액의 절반은 로열티로 거둬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이제 국가나 기업의 성패여부가 각기 지향하고 있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정책 또는 투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점을 고려할때 최근 정부가 특허심사적체해소를 위해 1백97명의 심사.심판인력을 증원시킨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로 평가된다. 하지만 여기에 더욱 획기적이고 근본적인 조치가 추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테면 통상산업부 정보통신부 문화체육부 농림부 해양수산부 등에 흩어져 관리되고 있는 지재권업무를 특허청을 지적재산권부로 승격시켜 통합관리하게 하는 것이다. 더욱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지재권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특허권을 담보로 기업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우수특허보유기업에 조세감면및 발명장려금지급 혜택을 주는 제도를 활성화해야 할것이다. 21세기는 지적재산권의 발달에 따라 국력이 좌우될 것인만큼 경제회생의 활로를 지재권을 국가정책의 중추에 놓는데서 찾아야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