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115) 우승하는 방법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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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자프로골프사에 한 획을 그은 김종덕의 일본 기린오픈 우승은 "가장 어렵고도 가장 쉬운 우승 방법중 하나"였다. 최종라운드 최종홀에서의 칩샷 버디는 "넣으려면 가장 어려운 샷"이지만 일단 들어가고 나면 "가장 간단히 결정된 우승샷"이었다. 김종덕은 수많은 우승방법중 가장 순식간에 결정되는 방법으로 일본을 제압한 셈이다. 대부분의 골프대회 승부는 김종덕과 같은 "반전"을 기본으로 한다. 프로대회는 물론 아마추어끼리의 시합도 "골프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속성을 전제로 예측되고 진행된다. 그러나 영구히 변치 않을 것 같은 그같은 흐름도 이제는 타이거 우즈에 의해 깨지고 있다. 우즈가 바이런넬슨클래식 후반 중반에 공동선두를 허용했어도 "뒤집힐지 모른다"는 분위기는 없었다. 그것은 어느 홀에서나 버디를 추구하는 우즈에 비해 대회종반들어 "파가 힘겹게 보이는" 다른 선수들의 모습에서 드러났다. 솔직히 "갖가지 골프 속성을 감안할 때" 매스터즈보다 우즈의 이번 우승이 더 놀랍고 또 "우즈 골프의 진정한 증명"으로 여겨진다. 우즈 골프를 보며 나는 한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줄곧 70대 초반을 치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다 그만 그만한 아마추어골프지 뭐" 그것은 "평정을 하려면 확실히 한수 위의 실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렇지 않으면 겁낼 이유가 없다는 것. 비록 아마세계에서라도 당신이 경외의 대상이 되려면 "우즈식의 차별적 골프"만이 방법일 것이다. 당신이 우즈에 의해 고무 받는다면 그것 또한 좋지 않은가.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