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7~10월 전쟁설'"..해상탈출 귀순 가족 기자회견

오는 7월부터 10월 사이에 남북한간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7~10월 전쟁설"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에도 불구, 군복무 연한을 연장하고 성분불량자까지 징집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군전력을 강화하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3국을 거치지 않고 가족단위로 첫 해상탈출에 성공, 지난 13일 인천항을 통해 귀순한 김원형(57.제577군부대 외화벌이 지도원), 안선국(47.국가과학원평북도 자재공급소 외화벌이 지도원)씨 두 가족 일행 14명은 2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귀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김씨는 "김일성 사망 3년째가 되는 올해에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하자마자 전쟁을 일으킬지도 모르며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시기는 7월부터 10월사이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올해 초부터 유포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또 지난해 10월께부터 군복무 연한이 10년에서 13년으로 연장돼 제대 예정자들 사이에서 "이제 나이가 30이 돼야 제대할 수 있어 청춘을 군대에서 다 보낸다"는 불평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큰 며느리 서정심씨(25)는 "올해 3월 중순께 각 시.도 병원에 소속된 의사와 간호사중 일부가 강원도 지역에서 1주일 정도 천막속에서 숙식을 하면서 전시대비 훈련을 실시했다"고 북한의 전쟁준비 상황을 설명했다. 안씨는 "올해 3월10~31일 당, 국가안전보위부, 사회안전부, 인민무력부 등 전무력이 동원되는 종합작전 지휘소 훈련이 실시됐다"며 이 훈련은 전쟁준비상태를 최종 점검하는 차원에서 김정일의 명령에 따라 한국군 및 미군의 가상공격에 대한 방어 전투부대 후방지역 공격 예비무력을 포함한 종심공격으로 구분돼 펼쳐졌다고 전했다.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 김씨의 3남 희성씨(20.평북도 국방체육단 양궁선수)는 "직접적인 혜택을 보지 못하는 주민들은 지원식량이 몽땅 군용으로 충당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은 북한의 군사력이 강하고 무서워 김정일을 도와주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김씨는 어머니 차순덕(82.미국 뉴욕거주)씨와 쌍둥이 동생 인형(57.뉴욕거주)씨, 사촌형인 일형(62.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씨와 감격의 상봉을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