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프리미엄' 본격화됐다"..신한국 비주류 집단반발 조짐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와 반 이대표 진영이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일자와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문제를 놓고 극도의 감정대립을 보이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때 과연 정상적인 경선이 이뤄질수있을지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가 하면 전당대회를 전후해 당이 분열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대표는 23일 오전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내달 16일 이후부터 8월초까지는전당대회 장소를 물색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당초 의도한대로 7월16일 전당대회 개최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이대표의 청와대 주례보고에 앞선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인 셈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의 주례보고에서 이대표와 김영삼 대통령간에 전당대회일자를 놓고 구체적인 협의가 있었는지 또 있었다면 이대표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자신의 뜻을 피력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박찬종 고문 등에게 전화를 걸어이대표가 요구하고 있는 "내달 16일 전당대회"안을 수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이대표 진영에서는 그러나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현 정국의 국면전환을 꾀해야한다는 이대표측의 주장에 일리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우선은 한보사태의 정치적 마무리와 경제활력 회복 등에 총력을 쏟아야 할 때라면서 후보경선은 8월말~9월초에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이대표가 주례회동을 빌어 김대통령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당론"을 보고하고 때론 여러면에서 어려움에 처해있는 김대통령으로서는 "NO" 하기 힘든 건의를 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고 있는 것이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반 이대표 진영의 선봉장인 박고문은 이날 "이대표는 주례보고를 왜곡, 오용말고 객관성을 지켜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대표 취임이후 주례보고는 철저하게 이대표 자신의 PR과 총재의 입을 빌어서 이대표의 의사를 관철하는 모임으로 변질되고 대표개인의 의사가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총재에게 전달됐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박고문은 또 "이대표는 대표자리가 경선주자로서 프리미엄이 없는 자리라고말하고 있는데 시국수습도 못하고 프리미엄이 없는 자리라면 왜 그토록 집착하고 필사적으로 껴안는가"고 반문했다. 민주계 모임인 정발협측은 "이대표가 당내 대선주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절차조차도 생략한채 청와대만을 상대로 경선일자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려는것은 불공정 경선시비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는데다 정권재창출의 전망도 어둡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강경론자들은 "이대표 마음대로 해보라지..."라며 감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하여튼 양측의 대립이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첨예화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김대통령은 오는 29일 전국위원회 개최에 앞서 이대표를 포함 당내 대선주자 9명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당내의 쟁점 현안과 정국 전반에걸쳐 심도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어서 경선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