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 '무분별한 북한동포돕기 경계할때' .. 이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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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안기부장이 국회정보위원회에서 밝힌 황장엽씨의 정보보고는 신빙성에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우리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황씨가 밝힌 북한의 전쟁준비 실상과 적화통일의지는 전쟁도발 필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쟁준비는 1백% 자체해결이 가능하고 대량살상무기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사병복무기간도 종전 7년에서 13년으로 늘리고 "총폭탄"정신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황씨의 진술은 김정일의 전쟁의지를 재확인시켜주며 우리의 안보자세를 되돌아보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최악의 경제난과 식량난을 겪으면서도 전쟁 준비및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에 막대한 돈을 쓰면서 국제사회에 손을 벌리고 다니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집단에 "북한동포돕기"라는 이름으로 대북 식량지원을 외치는 우리사회 일각의 목소리를 접할때면 "그럴 필요가 있겠는가"라는 반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북지원이 우리가 원하는대로 북한동포들에게 온전하게 전달된다면 몰라도 그것이 북한정권을 살찌우는 것이라면 그들에게 우리를 향해 겨눈 총포를 지원해주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무튼 김정일의 호전성은 이미 알려진 바이고 그가 유일하게 믿는 것도 당보다 군부라는 사실도 전쟁위험성을 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가 멀리보는 지혜로 우리의 눈앞에 너무 집착하지 말며 어떠한 경우라도 우리의 안보와 국방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 만반의 태세로 이같은 위협에 당당히 맞설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북한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 무력적화통일을 위해 군사력 증강과 유지에 드는 돈을 굶주리는 주민을 위해 써야하며 망상적인 적화통일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살아 남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동관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