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구도 깨기' 세 부상..자민련 한영수 부총재 "경선출마"

한영수 부총재의 당내 대통령후보 출마를 둘러싸고 자민련내에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김종필 총재의 총재및 대통령후보 단독 입후보로 조용한 "추대대회"를 치루려던 계획이 한부총재의 "도전"으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부총재는 "DJP" 공조를 통한 후보단일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당 운영과정에서 소외되어 왔던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을 중심으로 만만찮은 세를 확보하고 있어 주류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주류측은 한부총재의 출마를 "JP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사불란하게 김총재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할 시점에서 "발목을 잡는 행위"라는 것이다. 김총재도 한부총재의 출마에 대해 크게 괘념치 않는다는 입장이나 내심 못마땅한 눈치다. 그러나 한부총재측은 "민주정당에서 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는 것은 당연하다"며 주류측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5일 경선출마를 선언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4일 열린 당무회의에서는 이같은 갈등이 표출됐다. 회의가 끝난후 안택수 대변인은 "당의 발전을 위해 걱정하는 발언들이 있었다"고만 소개했으나 한부총재의 출마를 "성토"하는 발언들이 많았다는 전언이다. 주류측의 잇단 발언에 대해 박철언 부총재가 "당헌 당규에 누구나 출마할수있도록 규정돼 있는데 압박을 가하면 되겠는가" "총재앞에서 경쟁적인 충성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분위기 진정에 나서기도 했다. 김총재도 한부총재의 출마와 관련한 최근의 행보에 대해 "허용오차"라는 표현으로 출마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부총재측은 "신민계 위원장들이 전국 2백20여 지구당 가운데 70여곳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26개 지구당 위원장들이 한부총재를 지지하기로 했다"며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인 T.K출신 의원들은 중립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금 "DJP" 구도를 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한편 자민련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오는 8일까지 후보등록을 받은뒤 2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통령후보와 총재를 선출키로 하는 등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