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conomist지] 프로축구팀 "우리도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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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특약 독점전재 ] 세계적인 축구열기에 편승, 프로팀들이 돈벌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축구장사"에 관한한 영국 프로팀들이 단연 선두. 현재 18개팀이 증시에 상장돼 있을 정도로 기업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2년전 3개팀에 비해 무려 6배나 늘었다. 경기결과에 따라 주가도 등락을 거듭한다. 지난 5월27일 영국 2부리그소속 셰필드유나이티드팀이 프레미어리그(1부리그)진입을 위한 플레이오프전에서 패배하자 그 다음날 이 팀의 주가는 31%나 폭락했다. 영국의 축구산업붐은 무엇보다 유료TV(Pay TV)등장이 큰 힘이 됐다. TV방송사간 경쟁으로 중계권료가 폭등, 프로팀들의 최대 수입원으로 떠올랐다. 영국 1부리그소속 20개구단은 97~2001년사이 루퍼트 머독 소유의 BSkyB방송사로부터 10억달러를 중계권료로 받기로 했다. 영국팀들은 상품화에도 적극적이다. 팀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 셔츠 침대커버등의 판매를 통한 수입이 짭짤하다. 영국 최고팀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전체수입중 입장료수입은 3분의1에 불과하다. 그 나머지는 TV중계료, 광고협찬금, 상품수익금등 "경기외적으로" 벌어들인다. 축구실력에선 영국보다 한수위라고 자부하는 이탈리아도 영국배우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이탈리아 명문프로팀 AC밀란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팀이름을 앞세워 해외시장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제2, 제3의 "AC밀란"팀을 만들어 현지화를 통한 돈벌이에 나선다는 전략. 영국처럼 3년후쯤이면 증시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미도 예외는 아니다. 남미팀들은 지금까지 스타플레이어들을 유럽이나 일본등지로 수출해 막대한 이익을 올려왔다. 그러나 앞으론 이같은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체계적인 경영방식을 도입할 움직임이다. 최고의 축구스타 펠레로 더 잘 알려진 에드슨 아란테스 도 나스시멘토 브라질 체육부장관이 앞장섰다. 펠레장관은 주먹구구식 경영에 의존해온 프로팀들에게 재무제표를 작성토록 하는등 기업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들 축구팀들이 전문경영체제를 갖출 경우 과감한 세제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축구팀들도 올해는 브라질축구협회를 제치고 TV중계권료협상에 직접 나섰다. 그 결과 중계권료를 지난 96년 1천2백만달러에서 올해 5천8백만달러로 올려놨다. 광고효과를 노린 기업들도 축구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GM의 유럽자회사인 오펠은 AC밀란과 6백만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소속선수들이 오펠사 로고를 새긴 셔츠를 입고 뛴다는 조건으로. 오펠은 또 독일 명문프로팀인 바이에른 뮌헨도 지원하고 있다. 나이키는 브라질 국가대표팀에게 2억달러를 지불했다. 대신 10년간 선수들은 나이키사의 축구용품을 사용해야한다. 선수들도 비즈니스마인드를 갖기는 마찬가지. 특히 지난 95년부터는 이적료없이도 소속팀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됨에 따라 스타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몸값을 한껏 올려 돈방석에 앉았다. 지난 95년 유럽챔피언리그에서 우승한 네덜란드 아작스 암스테르담팀 소속 선수들은 연봉을 대폭 올려 이탈리아나 스페인팀으로 적을 옮겼다. 프랑스출신으로 영국팀에서 활약하는 에릭 캔토나는 자신이 경기중 즐겨 외치는 "우아 캔토나"의 상표권등록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론 축구에서 돈이 아닌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축구산업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