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교육' 표방 서울건축학교 문연다..건축가 20여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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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중심의 열린학교를 표방한 서울건축학교(Sa)가 문을 연다. 김수근문화재단(이사장 이경성)부설로 9월초 정식 개교할 서울건축학교는 고 김수근씨의 뜻을 이은 후배건축가 20여명이 2년전부터 설립을 추진해왔다. 운영위원은 김원(위원장.건축연구소 광장대표) 조성룡(교장.조성룡도시건축대표) 김영섭 김인철 승효상 이종호씨 등 중진및 중견 건축가 13명. 학교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사옥에 들어선다. "일제시대 이후 우리나라 건축교육은 방향을 잃고 흘러왔습니다. 건축의 정서적인 지향점, 역할 등 기본적인 내용조차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김원 위원장은 이상적인 건축교육의 모델을 제시하고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건축학교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건축학교는 기존의 대학 건축학과와 달리 모든 교육과정을 실제 설계스튜디오에서 프로젝트 중심으로 실시하는 것이 특징. 4개의 스튜디오로 운영되며 스튜디오당 학생수는 최대 10명. 1년에 3학기제(한 학기는 작품전시 1주 포함 총 11주)로 6학기를 이수하고 작품심사를 통과하면 졸업할수 있다. 입학자격은 전공에 관계없이 4년제 대학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나 건축설계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 작품집 심사등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학기초 각 스튜디오의 담당교사들이 교육내용, 진행방법 등을 설명하면 학생 스스로 스튜디오를 지망하게 된다. 역사 건축 예술이론 등 이론강좌와 세미나가 함께 진행되며 설계지원을 위한 기술, 미디어연구실도 운영된다. 매주 금요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개강좌를 마련한다. 학생들도 필수적으로 수강해 폭넓은 사고를 키울수 있도록 할 방침. 이밖에 심포지움, 전시회, 출판, 답사기행(연 1회, 계절학기에 해외기행) 등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조성룡 교장은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는 교육이 가장효율적"이라며 "해를 거듭할수록 보다 다양한 실험을 해나갈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사한 형태의 건축학교로 미국의 남캘리포니아 건축학교(사이악),쿠퍼유니온, 영국의 AA스쿨 등을 들었다. "유학을 가는 사람도 많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부를 졸업한후 현장에서뜁니다. 도제식으로 일하다 보면 여러가지 갈증이 생기기 마련이죠" 이종호 운영위원은 서울건축학교가 교육의 장인 동시에 건축가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재원 조달. 따라서 20억원 정도를 목표로 모금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기금이 조성될 때까지는 프로젝트수입을 스튜디오 운영비로 사용하는 등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할 방침.기존 대학 건축학과와의 관계및 학교로서의 위상 등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수업료는 미정(대학원 학비 수준). 원서교부및 접수 30일~7월12일. 문의 529-3044. 한편 14일 오후 3시 공간사옥에서는 제8회 김수근건축상 시상식(수상자 고 장세양-경기도립 박물관)및 서울건축학교 개교기념 축하공연(김혜란의 서울굿)이 펼쳐진다. 8월에는 건축학교 교사를 중심으로 작품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