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김동일 <서울 중구청장>..'사랑의 나눔 봉사대'

민선구청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다가올때 쯤 어느날 봄. 관내 순찰을 나갔다 어느 무의탁 노인집에 들른 적이 있다. 그때 노령이나 저소득으로 보살펴 줄 사람이 없어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분들을 보고 어떻게 하면 외로움을 함께 나누고 서로 도우며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이 뜻을 직원들에게 알렸고 1백여명의 직원들이 자발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무의탁 할아버지 할머니께 도움을 주자고 다짐했다. 이래서 탄생한 것이 "중구 사랑의 나눔 자원봉사대"이다. 일단 처음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에 관내에 있는 무의탁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을 방문해 도배 장판교체 연탄보일러교체 이사 청소 등을 실시했다. 맨처음 찾아간 노인집 방문을 열었을 때 퀴퀴하고 비릿한 냄새가 진동해 자원봉사대원들이 발걸음을 머뭇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우선 곰팡이가 피어나 썩어버린 벽지를 뜯어내고 깨끗하게 도배를 해드렸다. 쑥스러워하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이렇게 깨끗하니 마치 신혼방같다"고 웃음지으며 말씀하실때 메케한 냄새를 사라지고 절로 보람을 느꼈다. 지난 3월부터는 우리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하루 동안 노인들을 모시고 일일관광을 시켜드리고 있다. 외롭게 사는 분들인만큼 물질적 도움보다는 사람과의 따뜻한 정을 더 그리워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봉사대원 한 명이 노인 한 분을 하룻동안 모시고 다니면서 얘기도 나누고 공원에도 가고 식사도 함께 하면서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이다. 이같은 우리 모임 행사가 알려지자 요즘에는 관내에 있는 우리교회등 여러단체가 참여해 더욱 활성화되고 있기도 한다. 앞으로 우리 모임에서는 관내 노인정을 돌아다니면서 노인정및 화장실 청소등도 해드릴 생각이다. 또 노인및 장애인과 거택보호자들에게 이.미용도 시켜드릴 계획이다. 관내에 있는 초등학교와 협조해 새로운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무의탁 노인과 초등학생을 서로 연결해 평소에는 전화로 안부를 묻고 명절이나 생일날에는 방문해 이웃간 정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초등학생들에겐 경로효친사상을 심어주고 할아버지 할머니들껜 외로움이 조금이나더 덜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비록 미약한 힘이지만 우리 모임회원들은 조그마한 자신의 헌신이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고 봉사활동에 자랑스럽게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