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자연스런 멋 '우리옷의 사계'..97 허영 한복 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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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디자이너 허영씨가 21일 오후 7시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패션쇼를 연다. 허씨는 70년대말 전통인형 작가로 출발한뒤 20년 가깝게 한복을 연구하고있는 디자이너. 80년 첫 전시회 이후 LA한국문화원,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 대만 국립역사박물관, 일본 한국문화원 등 국내외 각지에서 26차례의 인형전및 한복발표회를 가졌으며 96년에는 대종상영화제 의상상도 받았다. 이번 행사는 91년의 "우리옷의 옛날과 지금"에 이어 두번째로 여는 대규모개인패션쇼. 91년 행사에서는 고조선 삼국 고려 조선시대부터 1950년대까지 우리옷을 시대별로 보여줬고, 이번 무대에서는 우리 옛문화의 전성기로 꼽히는 조선중기의 연령.계층별 4계절 옷을 모두 발표한다. 행사 구성도 돋보이는 부분. 91년쇼 대본을 맡은 연극평론가 구히서씨가 이번에도 참여하고, 작곡가겸 가수 김수철씨(음악), 사진작가 조세현씨(화보) 등 각 부문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이야기가 있는 무대를 꾸민다. "우리옷의 4계"라는 주제아래 봄 여름 가을 겨울 배경의 4부로 나뉘어 진행되는 이번 쇼에서는 총1백20벌의 작품이 선보인다. 김수철씨는 "창조적인 패션에 맞게 모든 음악을 새로 만들었다"면서 "4계절에 맞는 음악을 웅장함 단조로움 애절함 유미함의 네가지 분위기로 구분하고특히 타악기를 많이 사용해 전통적인 흥을 표현하겠다"고 전했다. 허영씨의 작품은 전통형태를 잘 보존한 것이 특징. 저고리는 요즘 흔한 형태보다 길이가 길고 깃 고름과 겨드랑이에 몸통과다른 색을 쓰는 삼회장을 고집했다. 또 소매통은 가늘고 고름은 짧게 해 활동도 편하게 했다. 저고리고름에 겹쳐 흰색으로 길게 늘어뜨리는 치마끈을 살리되 자수 등 장식을 배제해 원형을 살렸다. 치마끈은 한복형태에 균형미를 갖추는 요소로 작용해 미학적으로도 유용하다는게 허씨의 설명이다. 가급적 자연염색을 고집하는 것도 특징. 이번 출품작의 염색은 염색공예가 한광석씨가 맡았다. 전문모델뿐 아니라 김용림 김영애 오정해 채시라 홍리나 오연수 이보희 방은진 이효춘 조민수 이정재 이석 나한일 박찬환 등 탤런트들이 모델로참여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