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16/17일 암스테르담 '유럽 정상회담'

유럽연합(EU)의 15개국을 대표하는 의장국은 현재 순번제에 따라 네덜란드가 맡고 있다. 이 의장국 수도인 암스테르담에서 16,17일 이틀동안 EU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 정상회담엔 EU의 통합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울 수 있는 큰 의제가올라간다. 흔히 EU 헌법이라고 말하는 마스트리히트조약의 개정건이 다루어진다. EU집행위측은 이틀간의 회담을 통해 15개국 정상들이 개정에 합의하면 새 EU헌법을 "암스테르담 조약"이라고 명명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그만큼 이번 회담에 거는 EU의 기대는 크다. 암스테르담 EU정상회담에서 마스트리히트조약 개정과 관련해 각국 대표들이입을 맞추어야 하는 사항으로는 먼저 헝가리 체코 폴란드같은 중동부유럽국의 EU가입준비와 관련한 협정을 들 수 있다. EU측은 구공산권인 중동부유럽국의 가입시기를 오는 2002년께로 잡고 있다. 이에따라 이르면 금년말께부터 이들 중동부유럽국과 가입협상을 벌인다는 것이 서유럽(EU)쪽의 방침이다. 이같은 "EU회원 확대"에 앞서 EU의 내부체제및 관련 협약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고 이 작업이 "암스테르담 조약"으로 확정된다는 것이 집행위측의 설명이다. EU의 통합을 더 공고히 다지기위해 경제적인 안정을 위한 고용정책 완전하게 한 목소리를 내는 외교정책 공동 안보정책등을 확립할 수 있는조항들이 채택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실례로 여권검사를 폐지하고 국경을 초월한 경찰력의 공조체제등은 이미 합의된 것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최종적으로 공식 승인만 나면 되는 사항들이다. 외교정책 통합은 영국등이 주권침해 등을 내세우며 반대해온 사항으로 의견모으기가 힘들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필요성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난해결에 대한 역내 회원국의 경제정책 공조에 대해선 유럽국들이 거의예외없이 극심한 실업난을 겪고 있는 현실로 인해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각국 통화를 "유러"로 단일화하는 통화통합문제는 독일과 프랑스가그동안 계속 절충작업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쪽이 일단 통합일정을 준수한다는 원칙에는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사회당내각이 통화통합후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이른바 "안정화협약"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던 지난 9일이후 독일과 프랑스는 정상회담과 잇따른 재무장관회담 등을 통한 마라톤 절충회담을 시도해 왔다. 이달초에 예상을 뒤엎고 집권한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내각은 프랑스의 실업률이 12%나 되며 젊은층의 경우 이 비율이 25% 이상이라는 현실을 감안해 안정화협약에 "고용을 중시하는 조항"을 삽입해야 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대해 독일측은 99년의 통화통합이후에 선보일 단일통화인 "유러"의 돈가치 보장을 위해 엄격한 재정지출 통제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EU측은 큰 어려움 없이 유럽통합을 가속화시킬 "암스테르담 조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해 왔다. 그렇지만 지난9일부터 프랑스와 독일이 통화통합의 조건(안정화협약)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을 내면서 외환시장의 환율이 불안한 양상을 나타내는 등 진통을 겪어 왔다. 마르크화의 경우 9일엔 EU의 룩셈부르크재무장관회담 충격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또 정상회담직전인 지난주말 거래에서는 미래통화인 "유러"화의 가치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마르크화 가치가 미국 달러와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 약세로 반전되는 등 국제환시의 움직임이 예측불허였다. 이런 점에서 16일 시작되는 EU 정상회담에 참가하는 유럽국의 정상들은 예년 회담과 달리 발걸음이 꽤 무거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