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 아프리카 '노크'..자동차 등 남아공에 거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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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도 두드려 건너는 일본기업들이 아프리카 사냥에 나서고 있다. 전진기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인종갈등을 해소한 만델라정권이 들어선지 3년만이다. 남아공에서 성공하면 점차 인근 지역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아프리카의 잠재력을 깨우친 선두주자는 자동차업체들. 최근들어 일본 최대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와 닛산자동차 그리고 타이어메이커인 브리지스톤사가 남아공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38만대가 팔린 남아공 자동차시장은 2000년까지 연 50만대로 성장할것이란 일본자동차업계의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도요타는 남아공화폐로 4억4천6백만랜드(미화 1억달러), 닛산은 3억5천만랜드를 현지 자동차공장 인수에 쓸 계획이다. 브리지스톤은 미국 화이어스톤사 소속이었던 타이어공장을 2억9천만랜드에 인수했다. 자동차 말고도 일부 금속회사들이 천연자원에 대한 공급루트를 확보하기위해 남아공진출에 적극적이다. "올해는 일본 기업들이 남아공과 주변 국가들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위한 투자를 본격화한 첫 해로 기록될 것"이란게 카즈요시 카와구치 도쿄미쓰비시은행 해외전략담당임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아직은 탐색단계에 불과하다. 도쿄주재 남아공대사관의 브렌던 로버츠경제공사는 "일본기업들이 아직 남아공과 남아프리카지역 투자에 열의를 보이는 것 같지는 않다"며 "지리적으로는 물론이거니와 심리적으로도 분명 거리감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아프리카대륙은 아직 일본 총 수출과 투자의 2% 미만이다. 그것도 절반가량은 남아공에 집중된다. 일본 종합상사 니쇼이와이의 유럽.아프리카담당임원인 히토시 스즈키는 "아프리카는 가까운 미래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면 "그러나 불행하게도 일본의 시각은 아직 중국 아시아 중남미등지에 고정되어 있다"고 얘기한다. 특히 많은 일본기업들이 남아공 이외의 국가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 달러화등 경화 부족과 낙후된 기술수준 때문이다. 일본이 잠비아에서 수입하는 구리가 전체 수입량의 15%에 달하지만 아직 잠비아 구리광산의 입찰자 명단에서 일본인 이름을 찾기는 힘들다. 모부투 세코 전 대통령이 쫓겨나 새로운 기회가 열린 콩고(옛 자이르)로 가는 일본인도 아직은 없다. 이같은 조류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남아공정부와 도쿄미츠비시은행은 일본의 남아공에 대한 직접투자를 촉진할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중이다. 관계자들은 "남아공 경제가 성장되면 이웃 국가들의 구매력이 함께 커질 것"이라며 "남아공의 인구는 4천만명이지만 남부 아프리카 전체로는 1억4천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본 자본가들에겐 "겁쟁이"라는 별명이 있다. 조금이라도 위험스런 곳에는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 일본 자본가들이 아프리카 진출을 시작했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