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기업 튀는 제품] 공영엔지니어링, 'VIP 집진기' 개발

"VIP(Vertical Integral Purse)집진기"는 지난 76년 창업이래 20여년간 대기오염 방지시설 제조에만 전념해온 공영엔지니어링(대표 정봉규)이 자신있게 내놓은 제품이다. 이 회사는 50년대 미국에서 개발돼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쓰이고 있는 MPB방식의 집진기를 지난 80년 국산화한 이후 지금까지 국내 산업현장에 1천2백여대의 집진기를 공급해왔다. 하지만 수많은 집진설비를 보급하면서도 정사장이 항상 아쉬워했던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집진능력을 키울수록 설비가 차지하는 면적이 급격히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 특히 미국과 달리 국토면적이 좁은 우리나라 여건을 고려할 때 이러한 단점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그는 느꼈다. 이에 따라 지난 92년 회사내에 기술연구소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제품 개량에 몰두한 끝에 기존 방식보다 성능은 뛰어나면서 면적은 적게 차지하는 VIP집진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설비는 평균 3m 높이에 불과하던 기존의 원형필터를 직사각형 모양으로 개선, 높이를 평균 6m 최대 10m까지 높여 용량을 늘리더라도 면적을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꾸며져 있다. 즉 세로로 설비를 증설할 수 있게 된 것. 이에 따라 MPB방식보다 평균 약40%의 부지면적 감소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이 집진기의 또 하나의 특징은 순리(순리)방식을 이용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장비는 불순물이 포함된 공기가 집진기 아랫부분으로 들어와 여과과정을 거친후 윗부분으로 깨끗한 공기가 되어 빠져나가는 역순리방식을 채용한 것이었다. 따라서 오염물질을 아래로 털어내려는 공기압력과 상승하려는 깨끗한 공기가 맞부딪치면서 생기는 와류현상이 문제가 됐었다. VIP집진기는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빠져나가도록 설계해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그 덕에 마찰에 의한 기류저항이 제거돼 동력비까지 절감되는 부수효과도 볼 수 있었다. 1분당 1만입방m를 처리할 수 있는 집진기의 경우 VIP집진기가 기존의 MPB방식보다 연간 약 4천만원의 전기료를 줄여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필터의 수명도 30%가량 연장시킬 수 있었다. 이 집진기는 현재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에 국제발명특허 출원중에 있다. 정사장은 이 설비의 개발로 환경부가 제정한 제1회 환경기술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현재 VIP집진기는 포철 한일시멘트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굴지의 사업장에 보급되어 있으며 중국의 난징 톈진 등에도 수출되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