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8개국 정상회담' .. 러시아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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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의 8개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시모토 일본총리와 옐친 러시아대통령에서방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선 국제정치경제의 광범위한 의제들이 다뤄지지만 경제이슈는 일본의 무역흑자와 구조조정, 주요통화의 환율안정 등으로 요약된다. 당연히 하시모토의 보따리에 관심이 쏠린다. 다음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서방진영의 일원으로 공식 데뷔하는 러시아에 눈길이 모아진다. 이번 회담의성과는 옐친대통령의 친서방노선의 장래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가능성이 높다. 덴버회담에 임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집중 조명한다. ========================================================================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20일 미국 덴버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G7)정상회담에 1백50명에 달하는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간다. 리프시츠 대통령부경제담당부장관, 추바이스 제1부총리, 프라마코프 외무장관등 정부고위인사와 경제계의 주요인사들이 동행명단에 들어 있다. 옐친이 덴버회담에 거는 기대는 국내명제와 국제정치 양부문에 걸쳐 있다. 첫째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개방된 나라라는 사실을 강력하게 어필, 선진국들의 투자를 끌어들이는 일이다. 옐친을 동행하는 정부고위급중 리프시츠와 추바이스가 "시장경제의 기수"로자타가 인정하는 상징적 인물이란 점은 이런 러시아의 의중을 뒷받침한다. 러시아는 89년 구소련붕괴이후 정치적으로는 급속히 민주화됐다. 그러나 경제구조의 재편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들어 경제상황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안정을 찾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수백%에 달했던 상승률에서 지난해 1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공업생산지수도 큰폭의 마이너스성장에서 올해는 감소폭이 1% 안팎으로 좁혀질 것이란 예상이다. 웬만큼 시장경제의 틀이 잡히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어려움은 자금부족이다. 등록된 기업중 정부에 세금을 내는 납세기업은 17%에 머물고 있다는 통계도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확실한 방안으로 "세계경제기구(WTO)조기가입"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대한 가입추진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국제기구가입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겠다는 의사표현이다. 구체적으로 외국투자자에게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준으로 대우할테니 "안심하라"는 사인이 되는 것이다. 둘째 정치적으로는 국제무대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발휘하겠다는 복안이다. 사실 국제정치무대에서 러시아의 비중은 여전히 크다. 특히 환경과 에너지의 문제등에서는 러시아가 빠진 국제적 논의가 무의미할정도다. 이같은 주도권 회복을 위해 러시아는 "주요 8개국의 대등한 관계"를 특별히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경제선진국이라곤 할 수없는 단계지만 최근에는 G7이 경제뿐만 아니라세계정치의 주요이슈를 논의하는 장으로 성격이 확대된 감이 없지 않다. 미국과는 충분한 상호교감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미국의 최대외교과제였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유럽확대를받아들였고 그 댓가로 러시아에 이번 "덴버행" 티켓을 얻은 것으로 볼수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