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3일자) G8 정상회담 이후의 세계

미국 덴버에서 지난 21일(한국시간)부터 사흘간 열린 선진8개국정상회담이 오늘 공동성명을 내고 페막한다. 이번 정산회담은 다음의 몇가지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우선 미국을 비롯한 서방선진7개국(G7)외에 새로 러시아가 참여함으로써국제경제문제 못지 않게 국제정치문제에 대한 논의비중이 높아졌다. 러시아가 경제적으로는 세계총생산의 1%에도 못미칠 정도로 아직도 과도적인 혼란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군사적으로는 여전히 미국 다음가는초강재국인 점이 신규가입에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하겠다. 다음으로 세계경제의 기관차역활을 하는 미국경제가 2차대전 이후 최고의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G7정상회담 때마다 유럽과 일본으로부터 엄청난 규모의 무역수지적자와 재정적자에 대해 대책수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에 시달렸던 것을생각하면 대단한 변화다. 경기침체로 인한 높은 실업률 때문에 골치를 낳고 있는 유럽과 일본에비교해 볼때 경제성장률 3.6%, 실업률 4.8%, 물가상승률 1.4%라는 미국경제성적은 확실히 부러운 일이다. 끝으로 미국이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단영 압도적인 초강재국인 것은사실이지만 다른나라들이 미국의 독주를 결코 묵인하지 않으리라는 점에 유의해야겠다. 핵강대국인 러시아의 참여도 이같은 맥락에서 볼수 있으며 이번 덴버정상회담 직전에 유럽연합(EU)15개국 정상회담에서 유럽통화통합문제가 진통끝에 타결된 것도 마찬가지다. 또한 덴버 정상회담직전 지난 19일 미-일정상회담에서 일본측이 미국의요구사항인 수치목표설정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간을 보인 점도 우리가눈여겨볼 대목이다. 일단 시장개방현안이 타결됐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안에는 가파른 에고현상이 없으리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8개국 정상회담에서는 세계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각국의 재정적자축소 물가안정노력 개발도상국지원 등이 논의됐으며 이밖에 날로 확대되고 있는 조직범죄및 테러에 대한 공동대응방안, 환경보호를 위한 국제협력 등도 거론됐다. 만일 중국만 참가한다면 선진8개국 정상회담은 세계정치및 경제에 명실공히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날로 확대되고 있는 다국적기업의 영향력,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달, 급변하는 국제경제환경 등을 고려할때 오는21세기에도 8개국 정상회담이 국제사회에서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유지할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때마침 미국 상무부는 지난 19일 한국이 오는 2010년까지 세계 7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가 과연 오는 2010년에는 서진8개국 정상회담에 참여할수 있을 정도로성장할수 있을지는 앞으로 우리의 노력여하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