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부적' .. 김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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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암탉이 병아리 품듯 어쩌다 오리알 같은 그리움 한 알 품었으나 이판사판이라 묻고 또 물어 그녀를 찾아갔습죠 그런데 아뿔사! 그녀는 떡뚜꺼비 같은 아들을 터억 앞가슴에 매달고는 보일락 말락한 여래보살 같은 미소를 연꽃 피우듯 잔잔하게 피우고 있지 뭡니까 아무쪼록 그 미소 지워지지 말라고 그녀 등 뒤로 가서 은근슬쩍 부적 하나를 붙여 놓고서는 엉겁결에 줄행랑을 놓았지 뭡니까 불혹을 지나 지천명을 접는 나이에 꾼 꿈치고는 무슨 조짐이 있는 꿈 같기에 아예 이를 공개하는 바입니다. 시집 "요셉병동"에서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