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빅뱅' 쟁점] (12) '한은 독자안'..감독권 보유등 주장

한국은행 비상대책회의가 내놓은 한은법 개정안은 그동안의 주장을 조문화한 것이다. 사실상 일방적인 요구다. 그래서 자신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혹평도 재경원 일각에서 제기하고있다. 그러나 그 파괴력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의 금융개혁안에 대한 반발이 각계로 확산되고있는 상황에서 나온 만큼 한은독립을 지지하는 세력들에겐 공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은직원들과 공동보조를 취하고있는 노동계 학계등에도 일종의 대안을제시해 줌으로써 더욱 굳은 결속을 도모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의 독자적인 방안은 금융감독기관통합 반대와 금융통화위원회의 한은내부기관화로 요약된다. 금융감독기관 통합은 금융겸업화가 이뤄지지 않은 현실정에 전혀 맞지않으며 한은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금통위를 내부기관으로 둬야한다는 것이 핵심주장이다. 한은은 앞으로 금융겸업화가 진전돼도 은행 증권 보험사는 경제적 기능이 확연히 구분되고 경영위기시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서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각 감독기관이 통합되더라도 동일한 감독기준으로 이들을 규제하는것이 불가능해 사실상 "한지붕 세가족"이 될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감독기능의 협조및 조정문제는 감독기관간 협의기구및 국제결제은행에서 제안하고 있는 주감독기관제도를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다. 또 독자안이 금통위를 한은내부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 규정한 것은 금통위의장과 한은총재가 겸직이란 점에선 같지만 한은총재가 의장을 겸직하게 해 주객이 뒤바뀌어 있다. 정부안은 금통위를 한은으로부터 분리, 금통위를 한은의 상부기관으로 정해 놓았으나 한은 독자안은 양기관의 상하관계를 반대로 바꿔 놓았다. 독자안은 또 재경원이 중앙은행에 입김을 불어 넣을 수 있도록 금개위안을 변형시킨 만큼 이에 맞서 재경원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이를위해 재경원장관과 금통위의장간 정책협의를 법제화가 아닌 관행을 정착하도록 규정하고 재경원장관의 의안제안권을 삭제했다. 한은 부서장들은 이방안을 국민청원형식을 통해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어 일대파란이 예상된다. 특히 한은의 독자안마련이 정부의 금융개혁안 입법을 저지하는데 일차적인목적이 있는 만큼 정부와의 심각한 대립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