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열풍" .. 취업난속 '필수요건 1호' 인식

자격증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시험에 40여만명의 응시자가 몰리는가 하면 지난26일 마감된 물류관리사시험 접수창구에 6만여명의 원서가 쏟아지는 등최근들어 "자격증 따기" 열기가 무더위를 무색케 할 정도로 확산되고있다. 이같은 현상은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의 확산으로 직장생활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진데다 경기침체로 인한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자격증의 필요성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자격증 취득 열풍은 공인회계사 변리사 공인중개사 기술사 등 기존 인기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는 물류관리사 인터넷정보검색사 증권분석사 등 새로운 부문에까지 거세게 불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필기시험에 39만9천명이 응시, 3급 10만7천3백명, 2급은 12만1천3백명이 합격해 29일부터 실기시험을 치르는 중이다. 특히 이번 실기시험에는 직장인 3만여명외에 초등학생 2천명과 중학생 5천~6천명이 몰려들어 "자격증 따기" 열풍이 청소년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오는 9월28일 처음으로 실시되는 물류관리사 시험에는 모두 6만여명이 몰렸다. 이처럼 응시자가 몰리면서 마감일인 지난 26일 접수처인 서울대동창회관에는 원서를 접수하고 버린 서류봉투로 때아닌 "쓰레기 대란"을겪었을 정도였다. 또 물류관리사 시험에 대비해 표준협회 능률협회 물류협회 한진교통물류연구원 등에서는 시험대비 강좌가 잇따라 개설되고 특별반이 편성돼 야간및 합숙훈련을 하는 곳까지 생겨났다. 지난 27일 1차시험 합격자를 발표한 변리사의 경우 올해 총 응시자가 3천9백30명으로 지난해 3천1명보다 1천명 가량이 늘어났으며 세무사는 92년 3천1백46명에서 올해는 5천9백37명으로 거의 2배가량 증가했다. 지난 3월 실시된 공인회계사 시험은 93년 6천3백94명에서 매년 1천명씩 늘어나 올해 처음으로 응시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정보통신진흥협회가 2월 처음 실시한 인터넷 정보검색사에는 모두 8천5백명이 응시해 3천8백명이 합격했다. 또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관하고 있는 "PC활용능력평가시험"(PCT)에는 지난해 11월 1회시험에 1천2백명,올 4월 2회시험에 1천6백34명이 응시했다. 증권분석사 시험의 경우 취업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수가 늘고 있다. 지난해 학생응시자가 42명에서 올해 65명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응시자수도 지난 95년 2백22명에서 올해는 3백34명으로 많아졌다. 또 조리기능사 시험에는 지난해에만 10만여명이 응시했고 공인중개사시험에는 명예퇴직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밖에 실내건축기능사 시험에도 대학생은 물론 주부들까지 대거 가세하고 있다. 이같은 "자격증 따기" 바람은 앞으로 취업시 유리한 고지를 선점케 할 뿐만 아니라 직장내에서 별도의 자격증 수당을 받을 수 있고 승진시 가산점까지 받게되는 등의 이점이 많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