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일자) 금리 오르지 않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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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일부터 저축예금등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금리가 자유화됨에 따라 이제 우리나라 은행수신금리도 사실상 완전자유화되는 셈이다. 당좌예금 보통예금등 요구불예금에 대한 자유화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대다수 선진국에서도 기업의 결제성자금인 요구불예금에 대해서는 금리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그렇게 할수 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이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금리자유화로 지난 91년이후 4단계로 나뉘어 추진돼온 금리자유화작업이 사실상 완결지어졌다고도 볼수 있다. 우리는 시장경제의 기본이 가격기능을 살리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여하한 형태의 가격통제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고 같은 시각에서 돈의 가격인 금리의 자유화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 사실상 모든 여.수신금리가 자유화됨에 따라 이제 제2금융권은 물론이고 은행도 고객들의 다양한 금융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금융서비스및 새로운 상품개발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 크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금리자유화와 함께 일반은행에 대한 금융채발행허용 CD 표지어음등 단기 시장성상품의 최적금액및 만기에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됨에 따라 금융권내에서 은행의 경쟁력은 제고될 전망이다. 제2금융권의 CMA(어음관리계좌) MMF( )등과 경쟁이 가능한 MMDA(시장금리부수시입출식 예금)등 금개위에서 건의한 새 상품도 취급할 수 있게되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에 비해 크게 낙후된 경영효율이 문제될 때마다 상대적으로 불리하게돼있는 수신구조를 방패막이로 내세워왔지만 앞으로는 은행에서도 그런 변명은 할 수 없게된 셈이다. 그동안 은행의 성장속도가 제2금융권에 비해 너무 뒤져 빚어진 1,2금융권간불균형이 앞으로 과연 어떻게 조정될지는 더두고봐야 알 일이지만,금리자유화가 은행이 기업성을 되찾는 계기가 돼야한다는 점을 은행인들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번 조치이후 우선 관심을 끄는 것은 금리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가다. 저축예금등에 대한 자유화조치를 지금 단행한 것은 7월이 계절적으로 자금수요가 적은 달이라는 점도 감안했을 것이다. 그러나 초기단계에 실세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후발은행이 이번 조치로 자유화된 예금상품의 금리를 올리고 여기에 다른 시중은행들도 가세하는 양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있을 수 있는 이같은 상황에 통화당국이 대비해야한다고 본다. 특히 제2금융권 예금일부가 MMDA등 은행의 신종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유입돼 명목상 통화증가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거듭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과민하게 반응해 금리오름세를 부추기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물론이다. 통화당국이 시중유동성의 실세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최근들어 지속되고있는 실세금리 내림세가 이번 조치이후에도 이어지도록 통화공급에 탄력적이어야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