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밖' .. 이하석

문을 열면 어떤 길이 어두운 밝음이 어떤 미로가 나를 이끌 것인가 나는 내다본다 속에서 어둠의 뇌성은 치고 나가고 싶다 초록의 문을 열고 싶다 나는 또 나가고 싶잖은 마음이 인다 또는 잠시 나가 패랭이꽃을 캐서 화분에 심어보고 싶다 이 위태로운 어질어질함 누가, 바깥에서 문고리를 만진다 ......밖에서......누가 내 방의 어두운 창유리를 닦는다 시선집 "고추잠자리"에서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