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 한국골퍼, 가능성에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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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코틀랜드 로열트룬GC = 김흥구 전문기자 ] 4개 메이저대회중 브리티시오픈만은 한국프로들의 접근이 가장 대회로꼽힌다. "출전의 길"이 넓게 열려있기 때문이다.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메이저 출전을 노릴수 있다. 브리티시오픈에 나갈수 있는 결과 그 의미를 점검한다. 80위안에만 들면 기회가 온다 대회규정을 보면 아시안투어 상금랭킹 1위 선수는 예선 없이 바로 본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김종덕이 바로 그 케이스. 그러나 내년부터는 APGA투어 1위 선수도 다이렉트 출전이 가능할 것 같다. 이곳에 나와있는 존 크리언 APGA 미디어디렉터에 따르면 "98년 로열 버크데일대회부터 APGA투어 상금랭킹 1위선수의 자동출전 문제를 R&A측과 협의중에 있으며 그 가능성이 아주 짙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강욱순과 같이 APGA 1위가 되면 본대회에 바로 출전한다는 뜻이다. 아시안투어나 APGA투어 상금왕 여부에 관계없이 한국프로들도 뜻만 갖는다면 출전할수 있는 방법이 상당히 많다. 자동 출전권 없는 선수가 본대회에 참가키 위해서는 지역예선과 최종예선이란 두 관문을 거쳐야 하는데 적어도 최종예선에는 웬만하면 막바로 진출할 수 있다. 이는 APGA투어나 아시안 투어의 상금랭킹 80위까지는 지역예선을 면제,바로 최종예선에 참가할 수 있다는 대회규정에 따른 것. 그 2개 아시아 투어의 상금랭킹 80위는 사실 한국프로들이 숱하게 포함될 수 있다. 또 본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무조건 다음 해 대회 지역예선을 면제해준다. 따라서 김종덕은 최소한 내년 최종예선에 바로 참가할 수 있다. 상금이 널려 있다 여기서 한국프로들은 반문할지 모른다. "프로는 상금획득 가능성이 있어야 출전하는 법이고 영국까지의 경비는 결코 수월치 않은 액수"라고. 그러나 출전경비는 항공료만 있으면 된다. APGA투어측은 조니워커사의 협조를 얻어 이번 최종예선에 출전하는 선수(한국선수 3명 포함 총 29명)들의 모든 현지체재비 (호텔, 교통, 식사등)를 스폰서했다. 사실 "돈 문제"는 성적을 조금만 올리면 제깍 해결된다. 아니 해결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대회에서 우승 한번 하는 것 이상으로 상금을 탈 수도 있다. 금년 브리티시오픈의 총 상금은 무려 1백60만파운드(약 22억4천만원)인데 본대회 커트만 통과하면 무조건 "이익"이 생긴다. 3라운드에 진출한 후 꼴찌 (70위)를 해도 5천2백50파운드(약 7백35만원)의 상금이고 성적이 올라갈수록 웬만한 국내대회 최상위권 액수가 기다린다. 즉 10위를 하면 3만3천파운드(4천6백20만원)이고 20위를 하면 1만6천파운드(2천2백50만원), 30위를 하면 9천3백파운드 (1천3백만원), 그리고 50위를 해도 6천6백파운드 (9백25만원)은 받는다. 사실 본대회에 참가만해도 경비는 지불된다. 3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선수라도 6백50파운드에서 1천파운드(1백40만원)가 성적순에 따라 주어지는 것. 최종예선만 통과하면 항공료는 얼마든지 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문은 일단 두드려야 한다 브리티시오픈의 위와같은 출전규정은 명실상부한 "세계대회"를 지향하는R&A(영국골프협회)의 지침에 의거한다. 골프 종주국 영국은 가능한한 세계 각국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하려 애쓰고 있으며 브리티시오픈만이 전세계 오픈을 대표하는 대회로 생각한다. 주최측의 대회공식명칭도 "군더더기가 필요 없다"며 그냥 "더 오픈 챔피언십"으로 부른다. 미국 메이저대회가 "그들만의 대회"라면 브리티시오픈은 한층 더 전세계에 개방된 오픈을 지향하면서 아시아권선수들에게도 보다 확대된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한국프로들의 브리티시오픈 출전은 "의지의 문제이지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문은 두드려야 열리는 법이고 일단은 열어 봐야 그 안이 어떤지 알 수있다. "안 여릴 것"이라며 두드리지도 않으면 영원히 그 문은 봉쇄된다. 그 의미와 실익, 그리고 가능성을 알아 차린 김종덕은 내년 로열 버크데일대회 출전을 이미 결심했다. 또 비록 최종예선 통과에 실패 했지만 최경주도 "해 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토로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프로들의 메이저 출전 의지가 더욱 불타 오르길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