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로 21세기를] (19) '부산스틸' .. 불량률 '제로'

부산광역시 사상구 학장동에 위치한 부산스틸(대표 신판국)의 공장에 들어서면 마치 "스틸전시장"에 온듯한 느낌을 갖게된다. 형강 평강 프로파일 나사봉강 이형 원형봉강등 건설 자동차설비 기계 선반등에 쓰이는 각종 중소형 압연강재가 1백가지의 다양한 규격으로 생산돼 공장내부에 차곡차곡 쌓여져있기 때문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30만8천t. 바로 이같은 다품종소량생산체제는 부산스틸의 대외경쟁력을 높여주는 원동력이 되고있다. "낱개 주문, 소량주문"등 덩치큰 대기업으로서는 응할수없는 영역을 부산스틸은 완벽히 커버하고있는 것.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최단시간내에 생산해내는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놓고있는 것이다. 또한 부산스틸은 "생산자실명제"를 채택, 모든 제품에 해당 생산팀마크를 표시하고있다. 가열-압연-정정-최종검사를 마친 이들 제품의 불량률역시 "0"이다. 클레임발생시에는 해당 생산팀장이 직접 현장에 달려가 "무엇이 문제인가"를 분석하고 고객만족의 방법을 연구, 해결해주는 완벽한 고객불만처리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고객만족시스템으로 부산스틸은 중소형 압연강재에 관한한 국내 최고의 업체로 성가를 쌓고있다. 지난71년 조그만 수동공장에서 시작한 이 회사가 자동화라인으로 설비를 확충한 것은 92년초. 큰 기대속에 가동에 들어갔으나 생산성도 크게 높아지지 않았고 잦은 기계고장으로 손실도 많았다. 그도 그럴것이 종업원들은 설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부족했고 경험과 기술 또한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사장은 이에 품질경영을 과감히 도입, 각종 업무의 작업표준을 새로이 설정하고 전사원에게 1명당 20시간의 품질경영 마인드고취 교육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꾸준한 분임조활동으로 품질개선과 더불어 소량다품종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개선이 이어지면 해당팀원에게 상여금 25%를 가산해주고 포상하는등 인센티브도 줬다. 그당시 형강의 경우 변의 길이 50 x 50mm 짜리를 생산하고 있었으나 65 x 65mm 규격의 형강주문이 들어오면 속수무책이었다. 설혹 생산을 시도한다해도 압연된 제품의 열을 식혀주는 냉각공정에서 트러블이 발생하고 직선도가 좋지않은등 불량제품이 나왔다. 생산팀은 수차례 연구끝에 냉각공정에서 "가이드"설비를 부착하면 직선도를유지할수 있고 트러블도 방지할수있다는 점을 개발,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이같은 개선활동을 통해 공형(제품을 만들어내는 형상)교체시간도 3시간30분 이내로 단축시키고 규격을 다양화시켜나갔다. 94년말에는 ISO추진팀을 발족, 95년 ISO9002를 획득한데 이어 사내에 통합전산시스템을 구축, 구매 영업 생산등 모든 부문을 일체화시켰다. 이로 인해 책임소재도 명확해지고 자연히 부서간 이기주의도 없어지게됐다. "품질경영도입후 제품설계능력, 작업능률, 규격변경시간단축등 이루 헤아릴수없을만큼 획기적인 개선이 이룩됐습니다. 무엇보다도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 전환됐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지요" 신사장은 QM활동의 성과를 이같이 밝힌다. 품질경영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은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94년 6백5억원이던 매출액이 95년엔 8백8억원, 96년에는 9백6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한해동안 분임조활동과 제안활동(개선건수 50건)을 통해 이룩한 생산성향상과 원가절감액만도 4억8천만원이다. 올해 매출액목표는 1천1백억원. 부산스틸은 이제 명실상부한 "스틸백화점"으로 성장하기위한 꿈을 현실화시켜가고 있다. 총 8백억원을 투입, 녹산공단 2만7천평의 부지에 압연강재 전문공장을 오는98년 착공할 계획이다. 신사장은 "이 공장이 오는 99년 완공되면 3백여가지 규격의 압연강재를 생산할수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될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