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여권 흔들기" .. 낙선자/민주계 등 '반이회창' 접촉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인 이회창 대표와 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이 경선 후유증 치유에 총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총재가 경선 낙선자 진영과 민주계 일부 인사들과의 연대를 추진하고 있어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야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회창 대표에 대한 대대적인 "흠집내기" 정치공세와 동시에 벌어지고 있어 여야간 감정대립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김대중 총재가 제안, 여야 일각에서 추진되던 여야 대통령후보 회담의 성사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신한국당은 24일 국회에서 주요 당직자회의를 열어 야권이 경선후유증을 부추기는 것은 정치도의상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 강력히 대처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대표의 측근 인사들은 각종 여론조사 수치를 놓고 볼때 당일각이 무너지는사태만 없다면 연말 대선에서 압승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야권의 "여권인사 빼내가기"에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며 "당지키기"에 사활을 건듯한 모습이다. 이대표는 경선후보들을 직접 만나기 시작했고 측근들은 낙선 진영의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이대표는 지난 23일 이수성 고문과 회동한데 이어 이날 김덕룡 의원을 만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는 이수성 고문과의 회동에서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아줄 것을 제의한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대통령도 이날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을 격려하기 위해 전날 포항을 다녀온 이한동 고문을 청와대로 불러 당의 단합과 결속을 강조했다. 이같은 여권의 경선후유증 가라앉히기에 정면 대응이라도 하듯 김대중 김종필총재측의 행보도 속도가 붙고 있다. 김대중 총재는 이날 일산 자택에서 이수성 고문과 1시간20여분 동안 조찬을겸한 단독회동을 가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회동에 대해 김대중 총재가 비단 자민련과 범 야권뿐아니라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하는 여권인사들에 대해서도 연대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러나 두사람이 정치적 제휴 등의 작품을 만들어 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대중 총재나 이수성 고문 모두 이번 회동을 통해 뭔가 일을 벌일 것처럼 분위기를 띄우는데 1차적인 의도가 있지 않았겠느냐고 추측하는 인사들이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여야인사들간의 대화가 잦아지다 보면 향후 대권판도에 예상밖의 변화가 올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대중 총재는 신한국당의 "신주류"측에 적지 않은 반감을 갖고 있는 민주계인사들을 상대로 연대및 입당의사를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종필 총재도 이수성 이한동 고문 등과의 연대를 추진키로 하고 최근 두 이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회동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