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채현석 <한국개발투자금융 투자심사부장>

올해 7백억원의 매출을 내다보고 있는 코스닥 등록 벤처기업인 하이트론시스템즈는지난 91년 걸프전 여파로 치명타를 입고 좌초할 뻔한 적이 있다. 쿠웨이트 바이어가 행방불명되면서 유럽지역 매출이 급감, 자금난에 허덕였던 것. 이때 10억원을 신용으로 대준 사람이 있다. 한국개발투자금융(KDIFC)의 채현석(41)투자심사부장이다. 그는 "물린다"는 주변의 염려에도 불구, 하이트론의 엔지니어들을 보고 기꺼이 지원, 이회사를 살렸다. 채부장은 중견 벤처기업인 크린크리에이티브가 92년 공장을 건립하다 자금이 바닥났을 때도 이병구사장의 성실근면함을 보고 투자지원했다. 채부장의 투자결정 요소는 첫째 경영진, 둘째 연구개발팀이다. 지난 88년 KDIFC에 입사한 이후 10여년간 32건의 투자를 해오면서 터득한 결론이다. 2~3년후 성장가능성을 현재의 경영능력과 연구개발력에서 꿰뚫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실패 케이스가 초기 투자업체 3개사에 불과한 반면 성공사례는두인전자와 지난해 상장된 신성이엔지등 10개를 넘는다. 전직장인 동양정밀과 삼성전자에서 신규사업을 많이 다뤄본 것이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의 밑천이 됐다고 한다. 지난 6월말 결산결과 KDIFC의 연간 매출이 1백65억원, 세후순익이 72억원으로 양호하게 나타난 데는 그의 기여도가 컸다는게 주변 얘기다. 채부장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허덕이던 기업이 경영지원 및 자금수혈을받아 건실한 기업으로 커졌을 때 큰 희열을 느낀다"며 벤처기업이 뜻밖의 사고나 자금난으로 도산하지 않도록 과감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