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신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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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써버린 건전지를 종이나 골판지로 된 피라미드 모형안에 이틀정도만 넣어두면 거짓말같이 충전되고 우유를 넣어두면 4~5일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얼핏 들으면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이런 주장을 과학자가, 그것도 국내의 대표적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의 과학자가 공식 토론회에서 제기했다면 곧이 들리지 않을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는 "신과학기술개발을 위하 정책토론회"가 열려 기존과학의 개념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마술 같은 과학얘기를 주제로 장시간 진지한 토론이 있었다. 피라미드 구조의 신비에 관한 연구결과는 KIST의 정문조 박사팀이 이 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국회의원 23명으로 구성된 국회가상정보가치연구회와 KIST가 공동주최한 이 토론회에는 과기처와 국책연구기관 대학등의 내노라하는 제도권 과학자들이 대거 참석, 피라미드의 신비외에도 구름을 불러 비를 내리고 폭풍의 진로를 바꿀 수 있다는 기상조절론부터 뇌파를 이용해 통신을 할 수있다는 텔레파시론까지 다양한 주제들의 실용화 가능성을 논의했다. 그간 "사이비"라는 딱지와 함께 홀대받아온 "신과학"이 이날 토론회를 통해 일단 제도권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고 할 것이다. 당대에는 입증할 수 없었던 초자연적 현상이 세월이 지나면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예는 얼마든지 있다. 때문에 우리 주위의 신비한 현상들을 당장 규명할 수 없다하여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고 단정짓는 것은 과학자로서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 것이다. 미신이나 괴이한 이야기로 간주돼온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도 과학자들의 새로운 역할일 수 있다. 이번에 피라미드구조의 신비한 힘을 입증한 정박사팀의 경우만해도 그렇다. 그동안 파리미드 구조에 관해서는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있어왔지만 이번처럼 국가기관의 연구과제로 채택돼 그 결과가 정리된 경우는 거의 없다. 과기처는 상온에서의 원소변환, 기치료 등 신빙성이 높은 2~3개의 신과학 연구과제를 추가로 선정, 연구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기존과학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신과학을 정보통신 생명공학과 함께 3대 중점투자대상으로 올려놓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