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관광] '태안반도'..옥빛 해수욕장 30여곳 '옹기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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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이면 너나 할 것 없이 동해안으로 달려간다. 동해바다가 마치 푸른 바다의 상징인 것처럼. 그래서 동해안은 밀려드는 피서인파로 몸살을 앓는다. 그러나 눈을 반대로 돌리면 아름다운 서해바다가 아담하고 아늑한 해수욕장을 품에 안고 피서객을 기다리고 있다. 서해안은 동해안과 달리 해변경사가 완만한데다 대부분 울창한 송림이해수욕장을 둘러싸고 있어 해수욕을 즐길수 있는 최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해안선의 풍경이나 섬의 풍광도 동.남해안에 못지 않다. 그 중에서도 1천3백리(총 5백31km) 국내 최고의 해안절경을 자랑하는 태안해안국립공원에는 해안선을 따라 해수욕장들이 탐스런 포도송이처럼 곳곳에 널려 있다. 아름다운 모래밭과 기암괴석으로 치장을 하고 마치 열병식을 벌이는 듯한 형상이다. 만리포 연포 여운돌 파도리 통개 두여 밧개 샛별 바람아래 꾸지나무골 구멍바위 등 태안의 해수욕장들은 특히 이름에서부터 서정적이고 향토적인 분위기가 물씬 난다. 태안반도에 산재한 30여곳의 해수욕장중 숨어있는 보석같은 아름답고 아담한 해수욕장을 안내한다. 여운돌 =해변 바로 앞 물위에 떠 있는 듯한 바위섬이 이채로운 여운돌은마치 한폭의 동양화와 같은 조용한 부둣가 마을이다. 해안선 멀리 태안해안 관광의 명소인 사자바위의 형상이 뚜렷하며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무인도가 해수욕장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또한 저녁무렵에 하늘을 수놓는 황홀한 낙조의 장관이 일품이다. 길이가 약 1km로 해변이 그리 넓지않아 가족 또는 연인끼리 찾으면 아늑한맛을 느낄수 있다. 파도리 =작은 마을 앞에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한 파도와 조약돌해변이 펼쳐져 있다. 파도리는 10여년전만 해도 마을사람들의 전용 해수욕장에 불과했으나 해수욕장 반대편 바닷가가 간척사업으로 육지로 변하면서 한적한 여름피서지로 알려지게 됐다. 파도리 바닷가에서는 독특한 조약돌인 "해옥"이 생산된다. 해수욕장 근처에 전시판매장이 있어 많은 피서객이 찾고 있다. 통개 =만리포와 지척에 있어 인파를 피해 한적하고 조용한 해변을 찾으려는 피서객들에겐 최적지다. 이 곳에서 해수욕을 하고 바로 옆 통개항에서 이 지방 별미인 바닷장어(아나고) 통구이와 바지락 굴 홍합 등의 자연산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보는 재미가 각별하다. 두여 =도인들이 도를 닦던 마을이라 하여 "도여"라 불렸으며 현재는 두여로 부르고 있다. 백사장이 넓고 고운데다 경사가 완만하여 해수욕을 즐기기에 적합하고 수온이 높아 늦은 여름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충남도 지정 민박마을로서 청결하면서도 시골인심이 넘쳐 흐르는 일급 민박지이다. 샛별 =안면읍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자연조약돌 해수욕장. 여느 백사장과는 달리 특이하게 파도에 밀려온 조약돌로 이루어진 이곳 특유의 백사장이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찾는이가 적은데 비해 백사장 폭이 2백50m로 넓은 편이어서 마음껏 피서를즐길수 있으며 백사장 뒷면의 소나무밭은 텐트 치기에 적합하다. 꾸지나무골 =태안반도의 숨겨진 비경으로 태안군의 가장 서북쪽 마을인이원면에서도 북쪽으로 한참 더 올라간 곳에 자리잡고 있다. 하루에 버스가 여섯번밖에 안다닐 정도로 한적한 바닷가와 해수욕장은 울창한 송림에 둘러싸여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않은 바닷가 바위들은 온통 조개껍질로 뒤덮여 있는등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꾸지나무골에는 두세집의 민박집과 식당밖에 없어 민박집이 만원일 경우 야영을 하면서 숙식을 해결해야 한다. 구멍바위 =해수욕장 안에 구멍이 뚫린 커다란 바위가 있어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재미있는 지명과 함께 고운 자갈백사장, 수평에 가까운 해변, 청결한 욕장주변은 사람의 발길이 전혀 없는 신천지와 같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 [[[ 가는 길.숙박.맛집 ]]] 서울에서 태안으로 가는길은 두가지가 있다. 경부고속도로 오산IC를 빠져 나와 평택을 거쳐 삽교천~당진~서산으로 가는 길이 정코스. 국도로는 천안을 거쳐 온양~홍성(덕산)~서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안면도쪽으로 가려면 홍성에서 29번국도를 타고 갈산~614번지방도로~간월도를 거치는 길을 택한다. 소요시간은 휴가철엔 4~5시간정도로 넉넉히 잡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은 태안행 시외버스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7시10분까지 하루 36차례 운행한다. 열차는 장항선 홍성역에서 내려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태안에서는 603번 지방도로가 남북을 관통한다. 태안읍에서는 안면도, 소원, 근흥, 원북면 등 사방으로 시외버스가 수시로운행된다. 각 해수욕장에는 2~50개소의 민박집이 있다. 태안군청 관광과(0455-70-2544.이하 지역번호 같음)나 각 해수욕장 번영회에 연락하면 민박을 알선해 준다. 요금은 3만~5만원선. 태안반도의 많은 횟집중에서도 모항의 반도회관(72-7337)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등 경관이 뛰어나 회맛을 더해준다. 바닷장어 우럭 광어 등을 kg당 2만~6만원선에 맛볼수 있다. 항구에 매여 있는 어선들과 먼 바다를 내려다 보면 흥취가 절로 나며 태안반도의 절경인 일몰까지 곁들이면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