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conomist지] 새 기업진단지표 "각광" .. 'EVA' 등

[ 본사특약 독점전재 ] 독일의 지멘스사가 미국기업이었다면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최우선목표로 잡은 이 회사의 경영방침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경제적 부가가치(EVA)지표를 오는10월부터 도입키로 한 지멘스의 결정은 자국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킬것 같다. 종업원 이익을 주주이익만큼이나 중요시하는 "제3자 자본주의"(stakeholdercapitalism) 관행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EVA지표는 요즘 유럽뿐만아니라 아시아 남미지역의 기업들도 앞다퉈 실행에 옮기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3백객 넘는 기업들이 EVA를 경영지표로 삼고 있다. 경제적 부가가치는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중 세금과 자본코스트를 제공한 금액이다. 투하된 자본과 비용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올렸느냐를 따지는 경영지표인셈이다. EVA가 기업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도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이고 기업의 장기발전에 직결된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볼수 있다. EVA가 회계상 이익을 조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반해 보스턴컨설팅사에 의해 개발된 "CFROI"(cash flow return on investment)는기업의 현금흐름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투자와 비교하는 방식이다. 즉 인플레이션 시간경과에 따른 자산가치의 변동등 여러변수들을 감안해 투자된 금액에 대한 자본회수율을 분석하는 지표이다. 이 두가지 지표는 현재의 전략이 기업의 미래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설명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런 점을 보완해 도입된게 시장부가가치(MVA)지표다. 이 기법은 증권투자대출 유보이익등을 포함한 기업의 총자본을 산정하고 여기에서 주가가치와 부채를 공제함으로써 실제 시장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분석기법들은 자본회수율 주당순이익과 같은 경영실적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비해 기업의 가치를 보다 정확히 진단한다는 점에서 장점을갖고 있다. 실적위주의 경영지표는 회계 장부상의 수치를 토대로 하고 있다. 문제는 자산의 감가상각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주당순이익을 높일수 있는 것처럼 회계장부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당순이익의 변화가 주가수익비율상의 변화와 별로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도 경영실적위주 지표의 한계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새로 개발된 경영진단기법에도 문제점이 없진 않다. 이런 지표들은 제조업분야에서는 잘 먹혀들어가겠지만 예컨대 브랜드와 같은 무형의 자산가치를 정확하게 진단할수 없다. 또 지급준비금으로 자본의 일부를 유보시켜야 하는 금융기관이나 신생기업의경우도 EVA스타일의 경영분석으로는 진단이 어렵다. 매니지먼트전문가인 개리 해멀은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느냐 하는것이 기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열쇠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전략과 이노베이션이 기업성공에 있어서 훨씬 중요한 요인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새로운 경영진단기법들은 기업의 경영상태를 파악하는데 유효한 것만은 분명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병을 치유하고 발전하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