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기업] '동원창투'..직원에 자율결정권/흑자기업 대변신
입력
수정
최근 1년여 사이에 벤처캐피털(VC) 관련제도는 "상전벽해"에 비유될 만큼 전면적으로 개편됐다. 이같은 제도변화 만큼이나 괄목할만한 변신을 이뤄 벤처캐피털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창투사가 있다.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창업투자(대표 조승현)가 바로 그 회사이다. 이 회사는 95년까지만 해도 그룹내에서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86년 설립이래 투자실책으로 부실자산만 늘어 자생력이 취약했던 것이다. 오랜 휴면기에 있던 이 회사가 지난해부터 깨어나기 시작하더니 이제 가장 활력있는 VC회사로 자리잡았다. 발로 뛰는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대개 "리딩 5사"의 하나로 동원을 꼽는다. 이런 분위기는 경영성과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60억원 정도이던 투자자산이 지난 한해동안 3백50억원대로 6배 가량 늘어났다. 영업성과도 적지 않게 나 10억원의 부실자산을 정리하면서 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이같은 변혁은 동원증권 상무출신의 조사장이 96년초 대표에 취임하면서부터 일었다. 조사장은 조직을 정비하고 자율적 투자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온힘을 쏟았다. 영업팀장들에 회사대표권을 부여했고 직원들로만 구성된 투자심의위원회의결정사항은 대부분 통과시켰다. 소수정예 요원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율권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들의 투자성과에 대해선 적절한 보상을 부여토록 했다. 증권영업으로 명성을 날렸던 조사장은 특히 고객의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투자의사 결정을 신속히 내리는 등 고객제일주의를 벤처업무에도 적용했다. 여기에 막강한 자금동원력이 뒷받침됐다. 그룹의 신용력을 바탕으로 어렵지 않게 증자를 할 수 있는 것은 이 회사만의 강점. 이미 지난해말 1백%의 유상증자를 완료, 자본금을 2백억원으로 늘렸다. 지난해부터 초기 선발 투자에 주력하면서도 실패사례가 전무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투자업체 가운데는 무선통신부품업체인 KMW, 무선통신기기업체인 팬택,네트워킹전문업체인 테라, 반도체장비제조업체인 아펙스와 아토 등 손꼽히는 벤처기업들이 많다. 때문에 올해는 50억~1백억원대의 경상이익이 실현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