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포커스] (하남) <인터뷰> 손영채 <시장>

"모든 그린벨트를 무조건 풀어버리는 정책은 저부터도 반대입니다. 그러나 불합리하게 그린벨트로 지정돼 주인으로부터 버림받고 쓰레기 무단투기장으로 전락해버리는 식의 그린벨트는 시정돼야 합니다" 손영채 하남시장의 시정활동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린벨트와의 전쟁"이다. 시 전체면적의 96.8%가 개발제한구역 즉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주민 민원의 거의 대부분이 바로 그린벨트 문제로 집약되기 때문이다. 지하철 9호선 차량기지건설이나 광역상수원 문제 그린벨트피해자 보상문제 등 굵직한 정책결정사항 치고 이와 관련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린벨트 지정 해제가 무조건 환경파괴로 나아간다는 통념이 좀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건축행위에 대한 지나친 제한이 사람을 살지 못하게 해서 오히려 땅을 망치는 경우가 많아요" 손시장은 요즘 건설교통부와 그린벨트 문제를 놓고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중이다. 일부지역에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대신 이를 환경산업기지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이다. 이것이 오히려 버려진 땅을 살리는 길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도시주변이 주로 평야인 영국 런던은 방치할 경우 도시가 무한정 확산될 우려가 높아 그린벨트를 설정한 것입니다. 또 지정과정에서도 그들은 10년 이상의 철저한 검증을 거쳤습니다" 그린벨트로 정하지 않아도 어차피 개발하기 힘든 임야가 전체의 70% 이상인 우리나라의 그린벨트 제도에서 아쉽게 여기는 점을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렇게 시전체가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구역 등으로 꽁꽁 묶이다 보니 재정자립도 63%로 경기도에서 가장 낮은 도시가 된 것도 그가 그린벨트 문제에 발벗고 나서게 된 계기중 하나다. 재정문제 타개를 위해 손시장은 몇가지 역점사업을 추진중이다. 그 하나가 경륜장사업이다. 연간 3백억원 정도의 세수가 예상되는 "황금알" 경륜은 현재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 벨로드롬 경기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송파구 쪽은 이를 타지역으로 옮기길 원하고 있어 이를 망월동에 적극 유치하기로 한 것. "올림픽대로 강변도로 천호대로는 물론 중부고속도로 판교~구리 고속도로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우리시의 장점입니다. 수질오염문제를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경륜장 설치시 예상되는 하루 7천5백톤의 생활하수는 전량 탄천으로 압송처리할 시설이 충분히 있습니다" 손시장은 또 김포공항에서 강남을 거쳐 둔촌까지 이어지는 지하철 9호선의 노선을 하남시내까지 끌어오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하남시에서 지하철용 차량기지를 제공하는 만큼 시민들도 그에 상응하는 편익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기존 하남시 감북동에 예정된 차량기지를 춘궁동쪽으로 옮기고 전철구간을 5~6km정도 늘리는 방안을 놓고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측과 협의 중이다. 김영삼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서울 강동구~하남시 간 경량전철은 민간자본을 유치해 오는 98년까지 건설키로 했지만 아직 강동구와의 이견으로 아직 노선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 손시장은 경제성과 미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경전철이 천호동과 연결돼야 한다는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경량전철은 단순한 운송수단일 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이기도 합니다. 시내 중심가로 지나가는 것이 오히려 도시미관에 플러스요인이 될 수 있는 거죠" 하남시는 최근 각 언론이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생활환경부문 1위를 차지한 그야말로 전원도시. 시민의 아픔을 곧 시의 고통으로 여기는 손영채 시장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욱 향상된 행정과 정책들로 서비스하려 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