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목에 벌이는 음악의 향연 .. '서울국제음악제' 개막

우리나라 최대의 음악제인 97 서울국제음악제가 25일~9월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한국음악협회 (이사장 김용진)와 예술의전당 (사장 이종덕)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음악제에는 7개의 오케스트라, 11개의 실내악단, 19명의 협연자가 참가, 풍성한 음악잔치를 벌인다. 음악제는 전야제 (25~28일) 개막공연 (29, 30일) "한국을 빛낸 7인의 남자들" (9월1, 2일) 브람스 서거 1백주년 기념연주 (3.5.11일) 아시아음악제 (7~9일) 등으로 나뉘어 열린다. 전야제에는 러시아 키로프금관5중주단 (25일), 스위스 카르미나쿼텟 (26일), 서울마스터즈 현악4중주단 (27일), 유림아트현악4중주단과 채리티체임버앙상블 (28일) 등의 실내악단이 앙상블의 밤을 선사한다. 개막공연을 맡은 유로-아시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이번 음악제를 위해 결성된 페스티발오케스트라. 한국인 연주자 30명과 독일 러시아 유고 폴란드 중국 등 10여개국 연주자 38명으로 구성됐다. 세계 무대에 혜성같이 나타난 "제2의 장영주" 권윤경과 이스라엘 출신의 신예 아비람 라이케르트 (이상 바이올린)이 협연한다. "한국을..."은 한동일 정명훈 (피아노), 김영욱 강동석 (바이올린),조영창 양성원 (첼로), 최은식 (비올라) 등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7인의 남자들"이 꾸미는 실내악콘서트. 브람스 서거 1백주년 기념 연주에는 부천시향, 코리안심포니, 서울시향이브람스교향곡 1.2.4번을 들려준다. 일본 신도쿄챔버오케스트라 (7일), 대만 쥬퍼커션그룹 (8일), 중국 심양오케스트라 (9일)이 참여하는 아시아음악제도 관심을 모으는 무대. 이밖에 한국 최고의 교향악단인 KBS교향악단과 서울시향으로 구성된 연합교향악단연주회 (4일), 첼로앙상블의 밤 (31일),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펠츠만 내한공연 (10일) 등이 열린다. 또 이번 음악제에서는 오케스트라 공연때 창작곡 1곡씩을 선보인다. 김용진 "관현악을 위한 수상", 김정길 "관현악 조곡", 이현주 "12개의 창문들을 통한 빛", 버나드 랜드 (미국)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1번", 장천일 (대만) "교향서곡-태양송" 등. 이 가운데 버나드 랜드의 작품은 첼로의 거장 로스트로포비치의 70세 생일을 축하한 헌정곡. 로스트로포비치의 제자인 첼리스트 고봉신씨가 아시아에서 초연한다. 75년 "광복 30주년 기념음악제"로 시작된 서울국제음악제는 "대한민국음악제" "아시아경기대회 문화예술축전" "서울국제음악제" 등으로 변모돼왔고 93년 한국음악협회가 주관하면서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이같은 주최측과 성격의 잦은 변화는 거센 비판의 소리를 낳았고 음악제는 한때 존폐의 기로에 놓이기도 했다. 이번 음악제도 특정한 주제나 뚜렷한 특징이 없고 해외홍보를 거의 하지 않아 국제음악제로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용진 이사장은 "창작곡 위주로 연주하고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재능있는 연주자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겠다"라며 "정부지원금의 조기확정과 지원액의 증가가 음악제 정착.발전에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의 744-8060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