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속 성공적 역사 기원 .. 경수로 착공식 이모저모

한반도 평화정착의 염원아래 추진된 경수로 착공식이 19일 오후 2시 함경남도 신포 금호지구 경수로 부지에서 열려 역사적인 첫 삽질이 시작됐다. 이날 착공식은 심한 가뭄을 겪었던 신포지구에 모처럼 가랑비가 내려 대지를 촉촉히 적신 가운데 진행됐으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표단 81명을 비롯 2백여명의 참석자들은 성공적인 역사를 기원했다. .착공식에 참석할 KEDO 대표단과 취재진 등을 태운 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 한나라호(3천8백t급)는 19일 오전 7시10분께 신포 앞바다에 있는 도선안내지점에 도착, 선미부분에 게양된 태극기를 하강. 이날 국기 하강식은 KEDO와 북한간 합의에 따른 것. 장선섭 경수로기획단장과 한나라호 승무원 2명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태극기를 내린후 차곡차곡 접었다. 장단장은 "여기서 태극기를 내리게 돼 서글픔이 앞선다"면서 "오늘은 북한과의 합의에 따라 태극기를 잠시 내리지만 앞으로 한반도에서 태극기가영원히 내려지지 않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언급. .오전 7시40분쯤 북측 수로안내인과 통행검사소 직원 등 7,8명이 탄 북한측 안내선박이 한나라호로 접근하자 한나라호는 도선안내지점에서 정지, 잠시 대기. 북측 안내선박은 한나라호 주변을 서너차례 선회하며 접선여부를 확인한뒤한나라호 왼쪽 후미부분으로 가까이 접근했으며 한나라호는 북측 안내원들이승선할 수 있도록 승하선용 사다리를 북측선박에 연결. 이어 북한측 안내원들은 한나라호에 올라 방북자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한뒤통신시설 등을 봉인하고 양화항으로 한나라호를 접안시키기 위해 출발. .이날 착공식 단상에는 한글과 영문이 병기된 플래카드가 내걸려 주목을끌었다. 플래카드에는 "KEDO 원전부지 공사 착공"이란 글씨와 함께 "KEDO LWR PROJECT GROUND BREAKING FOR THE SITE PREPARATION"이란 글씨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단상 오른쪽에는 이번 경수로 공사의 주계약자인 한국전력이 한글과 영문(KECPO)으로 적혀 있었고 한국전력 로고가 아울러 표기돼 눈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폴 클리블랜드 미 경수로대사가 대신 읽은 메시지를 통해 "한반도 분단은 제2차 세계대전이 남긴 마지막 유산"이라며 "경수로 건설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언급. 클린턴 대통령은 특히 "KEDO의 성공보장과 (북.미) 기본합의문 이행은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의제"라며 "미국은 미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상황에서문제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국제기구인 KEDO의 활동을 도울 수 있는 모든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 .착공식은 정부대표 3명, 이종훈 한전사장, 허종 북한외교부순회대사,북한대표 3명 등이 연단옆에 설치된 발파버튼을 누르면서 절정에 달한 느낌. 발파버튼과 함께 착공식장에서 5백여m 떨어진 경수로부지 정상에 마련된 장소에서 폭음과 함께 오색의 화약연기가 신포 금호지구의 하늘을 수놓았다. .기념발파에 이어 KEDO대표단은 이번 경수로사업의 주계약자인 한전측으로부터 사업 추진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현주 KEDO신포사무소 한국정부대표와 박영철 한전 금호원자력건설본부장 등의 안내를 받으며 공사현장을 순시. 이어 KEDO대표단은 경수로 기술자들의 숙소인 신포 강상리 "게스트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후 6시부터 2시간여 동안 북한대표들을 초청, 기념리셉션을 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