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위기 올수도 있다" .. 한화경제연구원 분석
입력
수정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충분하지 않아 원화가치가 급락하는 통화위기가 일어날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최근 원화환율이 장중에 달러당 900원선을 돌파하는등 불안한 상승세(원화가치 하락)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황진우 한화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에서 통화위기는 일어날 것인가"라는 논문에서 제프리 삭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개발한 통화위기측정지표(실질실효환율절상률 은행권대출규모변동률 외화보유고충분도)를통해 한국도 통화위기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지난 6월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3백36억달러로 총통화(M2)를 감안한외환보유충분도(M2/외환보유고)가 6.4에 달했다. 이는 지난 95년 1월 통화위기를 겪었던 멕시코의 9.1보다 낮은 것이나 최근 통화위기를 겪고 있는 태국(4.5) 필리핀(4.0) 인도네시아(4.4) 말레이시아(3.7%) 등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반면 96년말 현재 원화환율(주요교역대상국 통화에 대한 가중평균 실질실효환율)은 90년보다 1.9% 절상되는데 그쳤다. 멕시코(28.5%) 필리핀(25.7%) 싱가포르(16.7%) 말레이시아(10.2%) 태국(8%)등의 절상률보다 훨씬 낮다. 한국의 은행권대출규모(은행대출/국내총생산)도 같은 기간 29.0%나 줄어들었다. 필리핀(152.2%) 멕시코(116.2%) 태국(56.1%) 말레이시아(19.2%) 등의 은행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황위원은 이같은 수치분석 결과를 제시한 뒤 "한국은 작년말까지 원화환율이적정하게 유지되고 금융부문 건전성도 높아 통화위기의 가능성이 낮았으나 올들어 금융부문의 부실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외환보유고도 충분하지 않아 통화위기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지난 3월 2백92억달러까지 떨어졌던 외환보유고가 3백36억달러로 늘어난데다 한국은 자본시장 개방이 덜돼 있어 핫머니의 투기적 공격이 어려워 당장 통화위기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들어 불안해지고 있는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경상수지 적자를 개선하는 등 경제체질을 강화해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