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하이라이트] '서양화가 정우범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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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성이 가미된 새로운 기법의 수채화를 선보여온 서양화가 정우범씨가 21~3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734-0458)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출품작은 "제주의 가을해변" "송광사 곡루" "석양의 곰소항"등 풍경과 들국화 장미 맨드라미 목련을 그린 정물 누드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룬 근작 30여점. 전통 수채화가 갖고 있는 형식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쳐보이고 있는 정씨는 재질과 기법에서도 독특한 방법을 사용, 흥미를 끈다. 코튼지나 한지 닥지를 원료로 한 중성지 또는 아르슈지 위에 물을 뿌린 다음 수채화붓이 아닌 유화붓으로 속도감 있는 운필을 구사해 동양화의 발묵효과를 연상시키는 화면을 보여주는게 한가지 방법. 또 수채화작업에 먹등 혼합재료를 사용하기도 하고 강렬한 색깔을 칠한 뒤 그위에 물을 뿌리고 스폰지나 화장지로 흡착시켜 번짐효과를 내기도 한다. 그의 작품은 이러한 기법때문에 반구상 혹은 강렬한 추상성을 확보하고 있는 점이 특징. 화면자체도 응축과 정제를 통해 설명적인 이야기들의 군살을 배제한 채 대상의 진수만을 보여주는 독특한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낸다. 미술평론가 김인환씨는 "대상의 개별적인 특징이 자연스럽게 여과된 환상적인 화면"이라고 평하고 "다분히 사실적 묘사적이면서 자유분방한 표현방식으로 인해 충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