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I면톱] 지하철 6~8호선 9개 시공 업체 누적적자 "비상"

93년부터 발주된 서울 지하철 6~8호선 23공구중 턴키(Turn Key)방식으로 건설되는 9개 구간에서 시공업체들이 무더기 누적적자로 비상이 걸렸다. 이에따라 이들 공구에서는 필요한 공사비를 줄여 적자를 메우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어 부실공사 우려마저 일고있다. 24일 서울시및 업계에 따르면 지하철 턴키공사구간을 맡은 금호건설 쌍용건설 벽산개발 등 9개업체들이 공정률 50%정도인 이 구간에서 각각 2백억~4백억원씩의 적자를 내고 있다. 이는 처음부터 저가입찰한데다 설계변경을 해도 공사비가 증액되지않는 턴키방식의 특성때문이다. 이 방식은 특히 지하지장물에 대한 조사나 물량변동 등에 따른 추가 공사비청구가 인정되지 않기때문에 현장에서 공비절감 일환으로 충분한 지하매장물조사나 자재충당없이 공사를 진행할 소지가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각 공사현장에서는 감리단과 시공사가 공사진행방법과 자재품질문제를 놓고 매일 마찰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태릉에서 연신내를 잇는 6호선의 공구 감리를 맡고있는 유신코퍼레이션의 김대갑 이사는 "업체들이 영리에 치우쳐 시방서대로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하루에도 3~4차례 서로 갈등을 빚고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 공사관계자는 "원래 수m마다 지하조사를 해야하지만 비용부담때문에 못한다"며 "이에따라 서울시가 제공한 1백m단위의 자료만 믿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조사를 하면 할수록 적자폭이 커지기 때문"이라며 "저가입찰 자체가 잘못이긴 하지만 날이 갈수록 불어나는 적자는 부실공사를유발하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들 시공업체는 서울시에 계약내용을 일부수정, 공사비를 현실화해주지 않으면 공사를 제대로 할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홍종민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장은 "턴키입찰의 특성을 무시하고 일단 공사를따내고 보자는 건설업계의 저가입찰관행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감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턴키방식은 수주업체가 설계에서 시공까지 전담하는 것으로 처음 계약금액만으로 공사를 진행해야한다. 턴키방식이 지하철 공사에 도입된 것은 6,7,8호선 23공구중 9개공구가 처음으로 현재 99년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