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산업] 경호업 : "문무겸비...통역에 비서역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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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산업의 꽃이라는 "경호업". 각종 시스템장비를 이용하는 무인경비업과는 달리 직접 사람이 경호를 담당한다는데서 일단 매력을 물씬 풍긴다. 검은 선글래스와 날렵한 몸매를 가진 "보디가드"가 연상된다고나 할까. 하지만 겉보기처럼 경호업이 그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니다. 아직까지 업계가 확실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데다 사회적 인지도도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층이 일정정도 한정돼 있다는 측면에서 경호업의 한계를 지적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시민들은 신변보호를 요청할 일이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호업체들이 수시로 설립됐다가 다시 문을 닫는 경우가 반복되는 것도 이래서다. 영화속의 보디가드는 아무래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개인 신변에 대한 안전의식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사설경호업이 서서히 확산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있는 경호업체는 허가를 받은 5개사와 사설업체 20여개사가 있다. 가드원이나 한국경호경비시스템이 대표적인 경호업체다. 주 고객은 역시 인기연예인이나 정치인 경제계인사 방한외국인 등 VIP. 학원폭력이 심각해진 요즘에는 학생신변 보호 요구도 많아지는 추세다. 경호비용은 보통 한사람이 8시간 경호할 경우 8-10만원선, 24시간인 경우 15-30만원선이고 경호인원수에 따라 달라진다. 또 계약도 경호원 1명에서 많게는 4명까지, 기간도 몇시간에서 하루 길게는 수개월까지 자유롭다. 경호업체인 탐경같은 회사는 회원제를 운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호업체가 일반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위해서는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현재 이들 경호업체들은 대부분 소수의 정식직원과 프리랜서로 운영된다. 군 특전사 출신이나 대학 체육학과 출신의 무술 유단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대부분 학원형태의 강의실이나 체육관에서 1-3개월간 단기 교육과정을 마친뒤 협회 명의로 수료증을 받고 활동한다. 아직까지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없고 프리랜서에 대한 법적 자격도 없는 실정이다. 경호업체가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활동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경호원 양성이라는 숙제를 먼저 풀어야하는 셈이다. 특히 단순한 보호업무뿐만 아니라 때로는 비서역할까지 떠맡아야하기때문에 다방면에 능통한 경호원이 많이 요청되는 실정이다. 사설 경호업체의 난립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용역경비업법의 규정을 다 지키지 못하는 업체도 많다. 경호업계에서는 시민들에게 믿음을 줄수있는 합법적인 업체가 많이 나올수록 업계 전체가 활성화될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