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키우자] (파워&피플) 윤경상 <현대중공업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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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을 만들어내는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의장5부의 윤경상(40)기사. 이번달로 용접분야에서 일한지 꼭 20년째 되는 베테랑이다. 동료들은 그를 "달인"으로 부른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용접 기술을 갖췄다는 얘기다. 그가 지난 90년 33세의 나이로 최연소 선박용접명장으로 선정됐다는데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쇳물을 녹여 붙이는 불꽃에 매료돼 용접기를 잡았습니다. 용접은 어려운 작업이지만 선박제조의 핵심이어서 애정이 많이가요" 이같은 그의 열정은 신기술 개발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탱커선의 유압라인 시스템을 고압작업한 뒤 발생하는 기름유출 사고를 방지하는 용접기술개발이 대표적 예다. 이기술은 한번 용접으로 3번이상의 용접효과를 가져오는 원패스 용접방식. 또 유압 파이프라인 용접방법을 표준화하는 지도서를 작성해 후배 기능인들이 쉽게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깔끔한 용접마무리는 현대중공업이 조선업계에서 처음으로 선주들이 평가한 무결점선박을 생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선체 설계의 잘못된 점들도 수차례 찾아내 선박안전과 원가절감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기도 했다. "기술력은 자격증이 대변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20대후반부터 전기용접 파이프용접 철판용접 티그용접 등 용접과 관련한 모든 자격증을 취득했다. 선반기능사 다듬질기능사 등 자격증을 딴지는 오래된 일이다. 날로 고도화되고 경제성을 고려해야하는 첨단설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거쳐야할 과정이라는 것. 요즘 그는 초대형선박의 용접기술 연구로 분주하다. 앞으로 20만t급 이상의 VLCC 선박이 90척 이상 동시발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효율적인 용접기술 연구가 필요하다는 그의 생각때문. "아무리 선박자동화가 진행되어도 용접만은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합니다. 일에 대한 보수와 성취감이 높아 평생 직장으로 삼기에는 용접이 최적의 분야입니다"그는 명장의 꿈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이 길을 택하라고 권고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