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버트 테일러 <미 오리건대 가정의학과 교수>

"가족중심의 치료, 지역사회중심의 진료, 과잉진료의 억제를 위해서 가정의학의 확대발전이 필요합니다" 지난달 31일부터 4일간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97세계가정의학회아시아 태평양지역 학술대회에 참석차 내한한 미국 오리건대 의대 가정의학과로버트 테일러(61)교수는 다양해지는 사회및 의료체계에서 가정의학 전문의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정의학 교과서를 여러번 저술하는등 가정의학의 학문적 기틀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이분야의 세계적 대가다. 테일러 교수는 가정의들은 감기 위장병 당뇨병등 흔한 질병에 대한 1차진료외에 개척할 영역이 많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가족중에 중병이 발생했을때 환자에 대한 가족의 지지를 북돋우고 환자 임종직전에는 호스피스의 역할을 수행하며 사망후에도 자주 가정방문하는 가정중심의 치료와 질병에 대한 치료만으로는 그 효과가 미봉적일 수 밖에 없으므로 가정의 분위기까지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것. 둘째는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는 건강사회모델을 제시했다. 예컨대 흡연 음주 청소년탈선 가정폭력에 대한 분석과 해결책의 제시를 가정의가 중추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셋째는 의료비에 대한 치료효용을 고려,가정의가 과잉진료를 억제해나갈수 있다고 지적했다. "60년대에 태동한 가정의학은 80~90년대 들어 진료의 지속성과 환자를 옹호하는 방향으로 흘러왔죠. 2000년이후에는 인두화된 집단진료와 복잡한 의료체계로 인해 가정의들이 의료선택및 관리에서 조정자적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테일러 교수는 "가정의들은 흔한 질병에 대해 90%는 스스로 해결할수 있고 7%는 단일진료과 전문의, 나머지 3%는 질병에 특화된 세부전문의가 치료할수 있는게 현실"이라며 "가정의들이 질병의 예방및 조기치료에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의들의 진료영역침범으로 전문치료가 축소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전문의들이 꼭 필요한 부분만 치료하게 돼 더많은 시간과 돈을 난치병 연구에 사용할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