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하이라이트] '고 강용대씨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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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적 우주관을 화폭에 담아냈던 고 강용대(1953~97)씨의 회고전이 5~28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금산갤러리(735-6317)에서 열리고 있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뒤 독일 쾰른대학에서 수학한 강씨는 줄곧 전업작가의 길을 걸어왔지만 그동안 이렇다할 전시는 갖지 않았다. 지난달 생애 첫 개인전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에서 지병으로 타계,첫전시회가 유고전이 된 그는 구도자적 자세로 자유를 희구하며 짧고 강렬한 일생을 살다간 비운의 작가로 남게 됐다. 자연현상가운데 특히 별들의 운행질서를 통해 인위적인 개념과 사고를 뛰어넘는 진정한 자유를 추구했던 그는 탄생과 소멸, 존재와 무에 대한물음에 끊임없는 의문을 던져왔다. 그의 작업은 전통회화의 재료와 탱화기법을 사용했지만 현대적인 감각이 뛰어나 다분히 장식적인 점이 특징. 주로 화선지에 먹과 오방색 단청을 사용해 우주를 그려온 그는 최근들어 아크릴릭을 병행하기도 했다. 먹은 주로 빈공간을, 단청이나 아크릴릭은 점으로 나타나는 별을 그리는데 이용하며 초월적인 공간을 창출해온 강씨의 작품은 또 크기가 하나같이 작다. 생전에 그는 무한의 우주세계라고 해서 반드시 큰 화면에 그려야 한다는 법은 없으며 작은 화면으로도 얼마든지 의미를 전달할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Beyond Cosmos and Concepts"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유작전에는 80여점의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