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교통사고 .. 정종환 <건교부 기획관리실장>

영국의 다이애나 전 세자비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그것도 운전기사의 음주운전과 과속이 사고의 원인이었다니 말이다. 우리는 매일 교통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흔히들 남의 일인양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살펴보자. 주위의 아는 사람들 중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부상하여 고통을 당하고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한번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96년도 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만3천1백74명이나 되며,연간 6조원 이상의 사회적 손실을 보고 있고, 교통사고 유자녀가 현재 14만5천여명에 이른다.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 수는 우리나라가 13.2명으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2명수준에 비하여 무려 6배나 높은 실정이다. 우리 국민들이 자동차와 함께 생활한 기간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아 건전한 자동차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양보심이 적고, 조급하고 무례한 운전을 하기가 일쑤다. 또한 음주 과속운전이 예사이며, 보행자도 무단횡단 교통신호무시 등 질서의식이 미약한 실정이다. 이러한 교통행태는 교통법규 위반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96년의 경우 운전자와 보행자가 1천1백만건의 교통법규를 위반하여 3.3초당1건씩 적발되었는데, 이는 당시 등록된 모든 차량이 평균 1회이상 단속된 것과 같은 수치이다. 따라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교통문화의 질을 높이고 운전자나 보행자의 안전의식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이를 위해 취약한 교통시설의 개선 등과 병행하여 과속 음주운전 등 법규위반으로 인한 사고예방에 중점을 두면서 교통문화지수를 개발하여 도시별로 측정함으로써 교통사고 줄이기에 경쟁적 요소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통사고 감소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안되며 운전자 보행자 운수업체가 한마음이 되어 노력할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