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열의 아이디어테크] '열심히 메모하라'

아이디어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번개처럼 순식간에 떠올랐다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이 아이디어다. 초현실주의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는 반 정도 잠이 든 비몽사몽의 상태에서그림의 소재를 얻곤 했다. 그는 한 손에 열쇠를 든 채 팔걸이 의자에 앉아 열쇠 바로 밑의 바닥에 접시를 놓았다. 그가 잠이 들려고 하면 열쇠가 접시에 떨어져 소리를 냈다. 그러면 그는 잠에서 깨어나 자신이 보았던 신비한 영상들을 스케치하곤 했다. 이처럼 누구나 완전히 잠들기 전에 놀라운 지각경험을 한다. 살바도르 달리는 가수면 상태에서 떠오르는 영감을 포착할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어느 고생물학자가 바위에 새겨진 선사시대 물고기 화석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완전한 것이 아니어서 나머지 부분에 대해 어떤 모습이었을까 늘 머리속에 그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완전한 모습의 뼈대를 보고 다음날 아침 그 모습을그려보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모습은 생각나지 않았다. 몇 차례 꿈속에서 물고기 뼈를 보긴 하였지만 완전한 모습을 그리는데는 실패하였다. 하루는 잠들기 전 오늘은 꿈속의 물고기 뼈를 기필코 그리겠다는 의지로 침대곁에 연필과 종이를 준비해 두었다. 마침내 꿈속에 물고기 뼈대 모습이 나타나자 벌떡 일어나 어둠속에서 완전한물고기의 모습을 완성시킬수 있었다. 자연현상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대로 스케치하거나 카메라를 갖고있다면 사진으로 찍어놓으면 된다. 운전중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소형 녹음기를 항상 준비해 두어야 한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임시로 녹음해 두었다가 한가한 시간에 정리해두면 된다. 아이디어는 발상보다 기록이 더 중요하다. 떠오른 아이디어를 누가 잘 기록하고 기억해내느냐가 관건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