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서미트] 앨빈 토플러 연설 .. '변화하는 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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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박사는 10일 개막된 코리아서미트에서 "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시각"이라는 주제로 행한 연설에서 "다가올 정보화시대에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변화가 동시에 발생하기때문에 기존의 경제분석틀은 무용지물이 되며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이를 대체할 새로운 경제이론정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플러박사는 또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대기업들이 아직까지 물리적 자산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무형자산인 지식의 중요성을 하루빨리 인식하는 것이 정보화시대를 헤쳐나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플러박사의 연설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 제3의 물결(정보화 시대)이란 무엇인가.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정보화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시청자들은 TV를 켜면 한국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등 다른 나라 프로그램도 볼 수 있다. 이는 문화에 변화를 준다. 내부문화가 변화한다. 인터넷인구는 현재의 3억명에서 10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11만대의 호스트컴퓨터가 연결된다. 인터넷은 새로운 인프라가 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통째 변화시킬 것이다. 변화속도도 빨라진다. 에너지 의학 전자 화학 등 분야에서 변화가 동시에 일어난다. 변화는 한꺼번에 엄청나게 일어난다. 기계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달라진다. 정보도 달라진다. 혁명이라 할만하다. 산업혁명보다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한 나라가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산업시대는 한나라의 경제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했다. 실업률 경제성장률 등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보화시대는 다르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다. 정통적인 경제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새로운 분석방법이 필요하다. 새로운 경제학이 필요하다. 생산 소비자 GDP 등 용어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아직 이런 분석틀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정부와 기업이 분석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비록 미비하더라도 지도는 있어야 한다. 어디로 가는지 방향은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때 보던 경제학 교과서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면 미련없이 버려라. 앞으로 지식이 자본 부동산 보다 중요해진다. 지식은 자본 부동산이 부족해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산업화시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본은 물리적인 형태였다. 직접 파악이 가능했다. 그러나 정보화시대는 틀리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보라. 조립라인 본사건물 재고를 가지고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사람들 머리속에 무엇이 들어있느냐는 것이다. 지식이 기업의 핵심자산인 것이다. 제1물결(농업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 토지였다면 제2물결(산업사회)에서는 자본이고, 제3물결(정보화사회)에서는 지식이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 많은 나라의 대기업들이 아직까지 물리적 자산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무형자산 지적자산을 생각해야 할 때다. 이에따라 많은 미래학자 회계법인 조사기관 기업들이 지식사회를 대비하고 있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42%가 공식적인 지식담당자를 두고 있다. 법률도 정치가들도 바뀌어야 한다. 정보화시대가 본격화되면 특용화폐가 생긴다. 중앙은행만 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전자신용카드 지하철카드 등 다양한 목적의 화폐가 등장한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의 역할도 변할 수밖에 없다. 정보화시대에는 대량생산시대, 규모의 경제와는 반대방향으로 전환한다. 탈대량화 시대다. 정보는 원가를 절감시킨다. 정보화의 발전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고객들은 입맛대로 주문하고 기업은 그대로 생산해야 한다. 금융상품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담보 기금 보험 등이 등장한다. 따라서 대출도 주문형으로 바뀐다. 소비자별 대출상품을 만드는 시대가 온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마케팅도 탈대량화된다. 입자 마케팅시대가 온다. 한사람을 목표로 마케팅을 하는 시대가 온다. 이는 데이터베이스화로 가능하다. 미디어에서도 탈대량화가 이뤄진다. 과거 미국에서 ABC 등 3대 방송이 주요시간대의 95%를 점유했다. 지금은 어떤가. 50%밖에 되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30~40개의 다양한 채널을 즐기고 있다. 생산 유통 마케팅 등 전반에 걸쳐 탈대량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식시대는 상호작용 시대다. 고객의 반응이 바로 바로 온다. 가격도 협상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더 이상 고정가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이를 전자입찰시대라고 부른다. 동질화에서 다양화, 중앙화에서 분권화, 극대화에서 극소화, 집중화에서 집중탈피화, 수직구조에서 수평구조로 바뀐다.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전략적으로 제3의 물결을 타라. 이 흐름을 이해하고 전략적인 리더십으로 정부 기업 사회가 변화를 수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