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책] '그렇다면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연암 산문집

(박지원저 김혈조역 학고재 9천원) 18세기 실학사상의 대가이자 문장가인 연암의 산문집. 그의 글들은 사물을 경험적 지식이나 감각으로만 대하지 말고 마음으로 보라고 일깨운다. 정당한 인식을 방해하는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버리고 허위를 벗을 때 진정한 "평등안"이 열린다는 것. 서화담과 소경의 일화도 "본분으로 돌아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화담이 길가에서 집을 잃고 우는 사람을 만나 연유를 물은 즉 "다섯살때 눈이 멀었는데 20년이 지난 오늘 아침 밖에 나왔다가 홀연 천지가 밝게 보이기에 기쁜 나머지 집에 가려하나 길이 여러갈래요 대문이 엇비슷해 분별할수 없다"하길래 "도로 눈을 감아라"하고 일러주니 그 소경이 지팡이를 두드리며 익은 걸음걸이로 집을 찾아가더라"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