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서예 최근 경향 비교해보세요" .. '한중서예교류전'

한중 두나라 중견및 신진 서예가들의 작품을 통해 양국 서예의 최근 경향을 한눈에 비교.감상할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한국의 근묵서학회와 중국 남경시서법가협회 주최로 14~1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관(580-1234)에서 열리는 이번 "한중서예교류전"에는 국내작가 56명, 중국작가 50명 등 모두 1백6명이 출품한 1백20여점이 전시된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같은 뿌리의 서예문화를 갖고 있지만 독자적인 발전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예술적인 특색은 매우 다르다. 중국현대 서예는 정열적이면서도 섬세한 특징을 갖고 있는 반면 한국의경우 고법에 충실하면서 획의 깊이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 장중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번 교류전에서도 중국작가들은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인 행서와 초서작품을 대거 출품했다. 출품작 가운데 전서나 예서는 대부분 절제미를 살린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행초서는 다소 과장된 느낌이 들만큼 대담하고 힘찬 필체를 보여준다. 특히 장핑원의 작품은 소탈하면서 섬세한데다 서체가 유려해 대중적인 인기도 갖고 있다. 또 소시핑이 출품한 초서는 곡선대신 직선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한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국작가중에는 정도준씨의 질박하면서 변화무쌍한 선과 조형이 돋보이는새로운 형태의 전서와 최명환씨의 웅장하면서 소박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서풍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신진작가중 허회태씨의 강건한 필치로 써내려간 육조풍의 해서를 비롯 구자송 신명숙 김진희씨의 한글서예, 이종선씨의 고체, 홍영순씨의 오륜체 글씨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