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158) 현대코스선 '컵존'을 알아야

국내 골프코스 설계 경향은 90년대 들어 크게 변했다. 특히 "그린 형태"가 종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80년대 이전까지는 대개 "투 그린"형태로 그린 크기도 작고 경사도 거의 없었다. 잔디관리만을 목적으로 한 "두개의 그린"은 그린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넓어지는 "기형적 구조"로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의 신설 코스들은 대부분 "원 그린"형태를 취하면서 크기도 커지고 언듀레이션도 극히 많은 형태로 나타났다. 아시아나, 우정힐스, 태영, 화산, 은화삼 등의 코스가 좋은 예이다. 이들 코스에서는 "핀 위치의 파악"이 퍼팅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전문용어로는 컵존 (Cup Zone)의 분석이다. "컵존"이란 "핀을 꼽는 지역"을 뜻하는데 옛 코스들은 대개 하나의 "컵존"으로 돼 있다. 즉 핀을 그린 어느쪽에 꼽거나 웬만하면 2퍼팅으로 끝난다는 얘기다. 반면 원그린 형태의 요즘 코스들은 2개의 컵존이나 3개의 컵존으로 구성된다. 그린은 하나이지만 그 하나의 그린위에는 핀을 꼽는 지역이 2~3개 있고 그 컵존으로만 볼을 떨어뜨려야 2퍼트가 가능한 설계 개념이다. 물론 컵존과 컵존 사이에는 골짜기나 언덕등 언듀레이션을 엄청 주어서 다른 컵존에 볼이 떨어지면 3퍼팅이 불가피하게 설계돼 있다. 따라서 그같은 코스에서 플레이할 때는 "컵존"에 대한 개념을 갖고 아이언샷을 해야 한다. 온그린 시킨후 3퍼팅에 불만을 가질 게 아니라 컵존을 파악, "핀 오른쪽이냐, 왼쪽이냐"만이라도 연구한후 플레이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