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진로, 부실화후에도 제일/하나은행 상임이사 자격 논란
입력
수정
기아그룹과 진로그룹이 부실화된후에도 각각 제일은행과 하나은행의 비상임이사 자격을 유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아그룹은 작년말현재 기아자동차가 제일은행주식을 1.03%(1백69만주)보유,당시 기아그룹 기획조정실 사장이던 이기호씨가 제일은행에 비상임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또 진로그룹은 계열사인 우전석유가 3.51%(1백13만주)의 하나은행 지분을 갖고있어 이희정 그룹부회장이 하나은행 비상임이사회 멤버가 돼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확대이사회가 특정기업에 관한 문제를 다루기보다 은행경영 전반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이므로 부실기업이라고 해서 특별히 문제되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경영에 실패한 기업이 은행경영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부실기업이 공익성과 공공성을 주로 하는 은행 경영에 과연 참여할 수 있느냐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비상임이사회가 제기능을 담당하고 있느냐는 문제도 있을 수 있으나 은행경영상 중요한 정보들이 이사회에 부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비상임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이 부도 법정관리 화의등으로 부실화됐을 때 이를 교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한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 제일은행 관계자도 "대외적으로 모양이 좋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비상임이사 선임권한은 주총결의 사항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