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내몸' .. 오봉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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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은 늘 나에게서 시작되거늘 무겁다 내가 눕힌 긴 그림자 아프다 아무렇게나 쓰러진 몸 울다가 웃다가 으흐흣 미친놈처럼 독을 삼키기도 하다가 죽을 몸 죽지 못해 다시 일어날 몸 일어나 사람들의 마을로 거리로 치달려 마침내 설레이는 마음으로 다시 엎드릴 몸 그렇게 한 오십 년 흐른 뒤 내 안에서 깊어질 대로 깊어져 알았다, 사람들을 알았다고 피식 웃을 몸 싸움은 늘 나에게서 시작되거늘. 시집 "나같은 것도 사랑한다"에서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4일자).